2017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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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⑤루앙프라방…탁밧, 그것은 루앙의 시작이며 모든 것

[데일리포스트=황태수 여행 전문 칼럼니스트] 어느새 루앙프라방 여행의 실질적인 마지막 날이다. 이제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야 하고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게 이곳에서 조용히 물러날 시간.

이른 아침 새벽부터 부지런을 떤다. 아마 이웃사촌 닭 보다 먼저 깼으니 닭이 보면 깜짝 놀랄 듯하다. 부지런을 떤 이유는 단지 하나의 이유다. 바로 라오스의 전부이고, 루앙프라방의 전부인 탁밧의 모습을 보기 위함이며 사진으로 담기 위해서다.

새벽 4시, 아직 닭도 깨지 않은 이른 시간.

조용한 골목길을 내려다보면서 아침 공기에 담배 연기를 배합해 한 모금 들이킨다. 상큼하면서도 매캐한 연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어가며 잠을 깨운다.

이곳 루앙프라방은 새벽 5시가 되면 “대고”와 우리나라의 징과 비슷한 모양의 악기로 구성된 불교음악 범패가 온 루앙프라방에 울려 퍼지면서 탁밧 의식을 예고한다.

그렇게 30여분이 지나면 각 지역에 있는 사원의 오렌지색 법복을 입은 스님들이 한 줄로 늘어서 준비 의식을 마치고 나면 각 사원에서 다음 사원에 이르는 구간에 걸쳐 탁밧이 거행 된다.

루앙프라방의 탁밧은 붓다에게 향한 불자들의 마음을 음식을 통해 공양하는 의식이기도 하지만 이곳 루앙프라방 일상의 시작을 알리는 경건한 의식이기도 한 것이다.

<사진설명=이른 새벽 시사방봉 거리 모습…몇몇이 탁밧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 / PHOTO 황태수 작가>

멀리 갈 것 없이 묵었던 숙소 건너편에 왓 탓(Wat That)’사원과 ‘왓 호씨앙 (Wat Ho Xieng)’ 등 두 곳의 사원이 있기 때문에 건너편에 자리하고 시간을 기다린다.

탁밧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해져 있는 의식이기에 탁밧 하면 루앙프라방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여행을 다녀온 내게 많은 질문을 던져 오는 것 중 하나가 “탁밧 했어요?” 였다.

이미, 국내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 청춘’을 통해 루앙프라방의 탁밧 의식이 방송됐던 만큼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어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하나!

“탁밧 했어요?” 라는 질문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현지에서도 느낀 씁쓸함 이지만 (이 내용은 아래에 따로 기술하겠다.) 경건한 불교의식 이기에 가벼이 대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보면 내 스스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에 참여치는 않았던 이유다.

” 참 유난 떤다.”라고 말할 수 있을는지도 모르겠지만 의식은 의식답게 마음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종교적 신념 때문이었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보니 탁밧이 거행되고 루앙프라방 사람들과 관광을 온 사람들이 의식에 참여하게 된다.

<사진설명=탁밧을 위해 다가오는 스님들을 바라보는 외국인 여행자들 / PHOTO 황태수 작가>

<사진설명=여유가 있는 자에게서부터 여유가 없는 이에게로 / PHOTO 황태수 작가>

그렇게 자신들의 염원과 기원의 마음을 담아 “싸이밧”이라는 대나무 통에 든 찰밥과 간식거리로 과자와 캔디를 스님에게 공양하기 시작한다. 이를 받는 스님들이 경건한 표정과 공양을 하는 불자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탁밧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절대 스님보다 높은 위치에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신발을 벗고(왜? 스님들이 맨발로 공양을 받기 때문)무릎을 꿇거나 무릎 꿇는 게 힘든 사람들은 낮은 의자에 앉아 탁밧에 동참하면 된다.

또 탁밧을 거행하는 스님들의 앞을 가로막아서도 관광 상품인양 스님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아서도 안 되며 사진을 담기에 밝기가 충분치 않은 시간이라 해서 카메라의 플래시도 터뜨리면 아니 된다.

이렇듯 탁밧은 루앙프라방에서 불심을 표현하는 가장 최고의 경건을 가져야 하는 의식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이즈음에서 나는 나와 같이 탁밧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사람들을 지켜봤는데 그 사람들은 이미 알려진 스님에게 공양하는 탁밧의 모습에만 카메라에 담더라. 그러나, 그 화려한 스님들의 행렬과 불자들이 스님께 공양을 올리는 경건한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뒤꼍 길에는 스님이 받은 공양을 없는 자와 가난한 자들에게 다시 나누어 주는 모습이 있었다. 이는 스님들이 필요한 만큼만 취하고, 남을 부분에 있어서는 다시 불자들에게 돌려주는, 진짜 공양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사진설명=그렇게 함께 사는 모습이 욕심 없는 마음이 그들의 아름다움의 중심 아닐까? / PHOTO 황태수 작가>

스님만 다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불자와 불자 간에도 그 나눔은 이루어지고 있었다. 탁밧 의식이 다 끝나고 난 뒤 위의 사진들 가운데 작은 소녀의 탁밧 모습이 있다.

그 소녀의 마지막은 너무나 예뻤고 너무나 아름다웠던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 자신이 탁밧 공양을 하고 남은 찰밥과 과자를 다른 아이에게 탁밧 하는 이 모습은 아마도 루앙프라방에서 본 그 어떤 장면보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아있다.

물론 삶의 격차가 있기에 이 같은 장면도 생길 것이며 그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경우라면 똑같은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 역시 있지만 사람이 신에 대한 믿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간의 믿음, 존중, 공감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라는 내 스스로의 질문을 이 작은 소녀를 통해서 던지고 답이 아닌 답을 내리게 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어느 곳이든 각자 나름의 종교가 있을 것이다. 그 종교에 관한 사람들의 자긍심과 믿음은 강렬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루앙프라방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불교로 향하는 마음은 진실이 가득했고, 가진 건 없지만 풍요로웠으며 가졌지만 드러내지 않는 모습에 이 사람들이 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민인지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탁밧의 모든 의식이 끝이 나고, 루앙프라방 사람들은 그때서야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가 하루를 시작하더라.

그럼 나도 여행의 마무리를 잘 짓기 위해 나의 하루를 시작하려 한다.

#탁밧을 바라보는 쓸쓸함이란…

내심 탁밧 의식을 바라보면서, 마음 한편이 씁쓸했던 것은 예전에는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가 보기엔 너무 관광 상품화 돼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다.

그 이유는 루앙프라방 각지에 펼쳐져 있는 호텔에서 관광회사 차원의 미니버스까지 대절해 많은 외국인들이 무언가에 쫓기듯 버스에서 내려 “싸이밧”을 단돈 2만킵(kip)에 구입해 올리는 모습. 그래, 어찌 보면 그들의 그런 행위와 마음도 불심이라 말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허나, 서둘러 버스에서 내려 무언가에 쫓기듯 길거리 상인들에게 돈을 지불해 싸이밧을 구매하고 거기에 덧붙여 탁밧에 참여하는 자리까지 함께 판매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미 관광도시화 돼있는 이곳에서 어쩔 수 없는 변화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의 종교관을 갖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씁쓸한 마음은 거둘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마음의 준비가 되고, 그 준비된 마음이 다해야 극락에 이를 수 있다는 붓다의 가르침은 그 자리에서 만큼은 존재하지 않았던 게 아닌가 하는 씁쓸함…어찌 보면 이런 마음도 내 자신 스스로 탁밧에 참여치 않은 것에 대한 합리화일지도 모르겠고 아직 많이 부족한 마음인지 모르겠지만 물건 사듯이 “경건”을 구매하는 것 같은 모습에 씁쓸함을 느꼈던 건 어쩔 수 없는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루앙프라방 그들의 마음에 그 순수함이 깊게 자리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안도할 수 있었던 여행 마지막 전날의 아침이었고 그래서, 다음에 다시 이들 곁으로 와야겠다는 내 자신과의 약속도 할 수 있었던 아침 이었다. 아직은 순수한 라오스, 그 안에 사는 루앙프라방 사람들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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