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 개방형 플랫폼 통한 소프트웨어 구축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 차량공유업체인 리프트(Lyft)가 최근 자율주행차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키트를 직접 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개발 부서를 신설하고 엔지니어를 비롯한 기술 인력 수 백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리프트는 그간 구글의 자율주행차 사업부인 ▲웨이모(Waymo) ▲제너럴모터스(GM) ▲인도 타타모터스 산하의 재규어 랜드로버 ▲첨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누토노미(nuTonomy)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우버(Uber)와 함께 차량공유 시장을 석권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해온 리프트가 상당한 위험을 수반하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무엇일까?



자율주행에 관한 일반적인 이해는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알파벳 산하 웨이모가 소프트웨어를 맡고 그래픽 칩셋 제조업체 엔비디아(Nvidia)가 컴퓨터 처리능력을 제공한다.

그리고 델파이(Delphi) 같은 자동차 부품 업체가 차량부품을 공급하고 제너럴모터스(GM)가 자동차를 만들어 우버나 리프트 같은 배차 서비스 플랫폼 상에서 이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일련의 흐름을 보면, 이 업계의 업체들이 생존을 증명이라도 하듯 필사적으로 파트너를 찾고 있는 이유도 납득이 간다. 자율주행차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는 구조를 만드는 데 각자 일정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프트는 이 과정을 무시하고 보다 폭넓은 역할 선점에 나섰다. 리프트는 자율주행 관련 사업 진출을 발표하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자율주행차 개발 부서를 신설했다.

<사진=streamnews365.com캡처>

 

이는 관련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선호해온 이 업체의 전략 선회를 의미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기술총괄 책임자이자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인 루크 빈센트는 “자율주행은 전략상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우리는 이를 부차적 프로젝트로 여기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미국 IT 전문매체인 와이어드(Wired)는 여기에는 자율주행 시대의 자동차 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한 리프트의 생존전략이 내포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웨이모가 자율주행차 시장의 선도업체가 되고 차량공유서비스를 시작한다면 리프트는 간단히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굵직한 IT기업과 자동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프트는 타사에 의존적인 비즈모델보다는 해당 영역에 주도권을 확보해 리스크를 분산하려고 하고 있다.

<사진=gigazine.net 캡처>

 

주목할 점은 리프트가 기존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한편, '개방형 플랫폼' 구축을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방형 플랫폼의 의미는 리프트앱을 가진 사용자가 리프트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다른 파트너사의 자율주행차도 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참여업체를 늘려 하드웨어가 아닌 서비스 활용을 강조하는 것이다.

자동주행 산업의 미래는 아직 아무도 명확히 알 수 없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 시대에도 리프트와 우버가 차량공유 업계의 선두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분명치 않다.

이에 리프트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것만이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주행 시장에서 생존하는 길이라고 판단했을 공산이 크다.

다만 독자적인 기술 개발은 기존 자율주행차 업계와의 경쟁을 의미하는 만큼 향후 자율주행차 업계 판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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