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출신 2000년 역사상 처음, 비유럽 출신 1282년만에 처음


-콘클라베 이틀째 회의 5번째 투표 끝에 선출


-오바마 등 각국 지도자 축하...아르헨티나 온통 축제분위기

12억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인 제 266대 교황에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6) 추기경이 선출됐다. 새 교황은 추기경 비밀회합인 콘클라베가 열린지 이틀째, 모두 5차례의 투표 끝에 탄생했다.



새 교황은 즉위명으로 ‘빈자들의 친구'로 불렸던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딴 ‘프란치스코'를 택했다.



로마 교황청은 13일(현지시간) 이같은 교황선출 결과를 밝히며 오는 19일 새 교황의 즉위미사가 열린다고 발표했다.



미주 대륙에서 교황이 탄생한 것은 가톨릭 교회 2000년 역사상 처음이며 비유럽 출신으로는 지난 731년 교황에 오른 시리아 출신 그레고리오 3세 이후 1282년만에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출후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모여있던 군중들에게 가벼운 농담이 섞인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바티칸과 전세계의 신자들에게 보내는 축복)'를 건넸다.



교황은 “형제자매 여러분, 좋은 저녁입니다. 환영에 감사합니다”라고 말문을 연뒤 “콘클라베는 로마의 주교를 선출하는 자리인데, 동료 추기경들이 그를 찾기 위해 지구의 끝까지 간 것 같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로마의 주교는 교황이다.



이번 교황 선출 결과는 예상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35년간 비 이탈리아인 교황이 재위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탈리아인 교황이 탄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으나 비 이탈리아, 더 나아가 비유럽 출신 교황이 선출된 것이다.



이는 가톨릭의 교세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910년 세계 가톨릭 신자 2억9,000만명 가운데 70%가 유럽인이었다. 그러나 신자수가 11억 명으로 늘어난 2010년에 유럽계는 23%로 크게 감소한 반면 남미의 신자수는 2010년 4억2,500만명으로 급증해 45%를 차지하고 있다.

새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는 전국이 환호하며 온통 축제분위기에 빠졌고 세계 각국 지도자들도 일제히 축하의 뜻을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최초의 미주 출신 교황의 탄생은 이 지역의 힘과 활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히스패닉계 미국인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고 있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의 여러 종교와의 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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