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습니다. 자신들이 무슨 검찰도 아니고…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선 자신의 당 문제를 놓고 직접 조사하고 결론 짓는 것을 보면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아는 것 같습니다.”(직장인 김OO씨)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취업 특혜 의혹제보 조작’사건이 조직적인 당 차원이 아닌 과잉충성에 눈이 멀었던 일개 평당원의 단독범행으로 일단락될 전망입니다.

대선이 한창이던 두 달 전만 하더라도 이 출처 모를 제보를 기회삼아 문 대통령과 그 가족의 이중적 도덕성을 표적 삼고 연일 힐난을 서슴없이 내뱉으며 궁지로 몰아세웠던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의 모습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문 대통령 아들 취업 특혜 제보를 접하며 마치 ‘천우신조(天佑神助)’의 기회를 잡은 듯 논평과 토론회를 통해 비난의 칼날을 추켜세웠던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의 반짝이던 눈빛이 오버랩되고 있습니다.

패착 국면에 있던 막바지 대선에서 ‘이게 웬 횡재냐?’하며 어깨춤을 췄을법한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가 이제는 얼굴색을 바꿔 모든 책임을 평당원에게 돌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검찰이 아닌 당 차원의 자체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납득할 수 없는 ‘블랙코미디’를 연출하면서 그동안 입을 꼭 다물고 있던 안철수 전 대표를 대면 조사를 끝으로 ‘윗선 개입’ 없는 ‘이유미 평당원의 단독범행’으로 결론 짓고 있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초등학생이 봐도 배꼽을 잡고 박장대소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선 과정에서 논평을 쏟아내고 토론회를 통해 직설적으로 ‘문준용 취업 특혜 의혹 제보가 있다’며 문 대통령을 괴롭힌 것도 모자라 그 가족을 걸고 흑색선전을 일삼던 국민의당이 지금은 ‘모르쇠’로 입을 닫아 걸고 있습니다.

그럴싸한 연출이었지요. 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의 미국 파슨스스쿨 동료로부터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관련 당시 문재인 후보가 개입됐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떨렸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대선의 향방을 바꿀 수 있었던 이 엄청난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 받고 있는 국민의당 평당원인 이유미씨는 어쩌면 자신이 그토록 존경해마지 않았던 은사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은 비운의 연출자로 전락될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재학 시절 안 전 대표의 제자이며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켰던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 진심캠프 상황실에서?스승을 위해 봉사하고 나섰던 제자의 말로는 비극적이다 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조작 사건의 배후와 공범이 누구인지 국민들은 다 알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만 모르는 이 현실에서 나홀로 충성 평당원 혹은 극심한 반문 싸이코로 전락한 국민의당의 열혈 당원은 어쩌면 지극히 잔인한 정치현실의 희생자일수도 있습니다.

칼럼의 첫 시작을 ‘공당(空黨)’이라고 명시했습니다. 국어사전에 보면 당의 정강(政綱)또는 정책을 공공연하게 밝혀 그 활동이 공적(公的)으로 인정받는다는 뜻의 ‘공당(公黨)’입니다. 여기서 ‘공’은 숨김없이 드러내 놓다 뜻의 공변할 공(公)과 무리 ‘당(黨)’을 합쳐 ‘공당(公黨)’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국가와 국민들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면서 투명하게 정사(政事)를 펼치는 정당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와 거리가 먼 ‘빌 공(空)’과 ‘무리 당(黨)’으로 표기했습니다. 이를 풀이하면 ‘입만 열면 거짓말이 오토매틱으로 쏟아지는 공갈 당’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모든 책임을 일개 평당원에게 떠넘기며 입으로만 국민을 위한다는 어느 공당(空黨)과 ‘나는 모르오’로 얼굴색을 바꾸고 나선 이 공당의 전 대표에게 딱 어울리는 수식어임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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