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도 사회에 기여할 수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었다”


주민에 모욕당한 경비원 분신사망 사건으로 더 큰 울림





한성대학교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방락(67)씨. 그는 돈을 정말 멋지게 쓴 분입니다. 김방락씨는 지난 25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에 1억원의 성금을 기부했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클럽이 있습니다. 1억원 이상의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입니다. 김방락씨는 627번째 회원이 됐습니다. 경비원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것은 김씨가 처음입니다.





김씨의 한달 월급은 120만원 정도. 김씨는 이 돈을 거의 쓰지 않고 꼬박 10년동안 모아와 기부한 것입니다. 생활은 연금으로 했다고 합니다.





김씨는 공수특전단에서 8년을 복무하다가 전역했으며 이후 국방부 군무원으로 26년간 근무한후 퇴직했습니다. 특전단에서 군생활을 할때는 베트남전에도 참전한 국가유공자이기도 합니다. 김씨는 은퇴후 한성대학교 에듀센터 경비원으로 10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김방락(오른쪽)씨가 김주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과 1억원 기부증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씨는 627번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몇 해 전부터 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우연히 신문에서 아너 소사이어티를 보고 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김방락씨는 성금전달식에서 기부배경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김씨는 넉넉치 못한 가정에서 자라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무척 많이 봐왔는데 돕고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고 합니다. 교육비 등 두 자녀 뒷바라지하느라 빠듯한 살림 형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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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방락씨는 “출가한 자녀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경비원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기부를 결정하는 순간까지 가족들도 몰랐다고 합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분신(焚身)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 때문인지 김씨의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닿고 자괴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사망한 경비원은 주민으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타까운 일은 그 후에도 계속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 아파트단지 경비원들이 모두 해고통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분신사건으로 주민들과 아파트의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 보여집니다.





근무 지역과 경비해야할 시설이 다르지만 김방락씨도 경비원입니다. 그런 김씨가 ‘경비원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한 말이 가슴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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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고 내가 한 일이 아니지만 경비원의 분신을 보고 마음이 무거웠는데 김방락씨의 기부소식을 들으니 더욱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돈은 벌기도 어렵지만 쓰기는 더 어렵다고 합니다. 좋은 일에 써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겠죠. 자신만 잘먹고 잘입고 잘살기 위해 쓰는 것은 좋게 썼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호화사치나 향락과 쾌락을 위해 쓰거나 다른 사람들의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일에 돈을 쓰는 것은 손가락질을 당할 일입니다.





돈을 가장 잘 쓰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쓰는 것입니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No one has greater love than this, to lay down one's life for one's friends)는 금언도 있지않습니까?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은 대부분 저명인사들이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분들입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주현 사무총장은 “아너소사이어티는 주로 돈이 많으신 분들이 가입을 하는데 평범한 시민이 가입하신 건 귀한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의 직업은 기업인이 294명(57.8%)으로 가장 많고, 개인 71명(13.9%), 의료인 59명(11.6%)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농?수산업에 종사하거나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20명(3.9%), 법인?단체 임원 17명(3.3%), 변호사?회계사?대학교수 등 전문직15명(2.9%), 여행가?만화가 등 특수직종 종사자가 11명(2.2%) 등입니다.





공직자로는 2013년 2월 가입한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회의원?경찰서장?시장 등 8명이며, 연예인으로는 수애?현영?김보성?현숙 씨 등이 있습니다.





박지성 전 국가대표 축구팀 주장,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김태균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선수, 최나연 LPGA 골퍼, 김해림 KLPGA 골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 진갑용 선수 등 스포츠스타 출신도 7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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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김방락씨가 아너소사이어티 모임에 나가더라도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방락씨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존경받아 마땅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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