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착각당·호박과 수박·북한 횃불 형상화

[데일리포스트=송협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누리당이 5년 만에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교체한데 이어 당의 상징 로고 역시 전면 교체하고 나섰는데 새로운 로고를 놓고 정계 곳곳에서 말들이 많다.

새누리당은 13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전국위원회를 개최하고 지난 2012년부터 사용해 온 새누리당 당명 교체를 위한 당명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번 새누리당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新당명은 ‘자유한국당’으로 ‘자유’와 ‘한국’을 합성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의미한다. 당명과 함께 심벌 역시 활활 타오르는 ‘횃불’을 형상화한 이미지를 채택했는데 횃불은 자유와 열정을 상징하고 세상을 밝게 비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구태정치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취적이면서도 서로 포용하는 통합의 의미를 로고를 통해 제시하겠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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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고심 끝에 자유와 열정, 진취적인 도약과 포용, 그리고 통합을 의미하는 횃불을 로고로 채택하고 나섰지만 당명과 로고를 교체하며 새로운 도약에 나선 자유한국당에 여론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전여옥 전 의원은 한 종편 방송에 출연,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교체한 것을 두고 “당명에 나라 이름을 기재한 것 자체가 거북스럽다”면서 “자유한국당이 자칫 자유착각당이 될 수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 특위에서 관련 증인들을 향해 거침없는 발언과 질의로 일약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이 당명을 자유한국당(자유당)으로 바꿨다”면서 “호박에 선 긋는다고 수박되나? 웃긴다”고 조롱했다.

조롱과 비난은 당명 뿐만은 아니다. 통합과 화합, 자유를 형상화한 자유한국당의 심벌인 횃불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이 이날 당명 개정안 가결에 이어 횃불 로고 채택을 공개한 이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각종 SNS에서는 네티즌들의 조롱과 비난이 봇물 터지 듯 쏟아졌다.

자유한국당이 서둘러 채택한 횃불 형상의 로고가 마치 주적(主敵)인 북한의 조선중앙방송 심벌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도대체 창조경제의 한계인가? 크리에이티브 대한민국도 프랑스 것을 고스란히 베끼더니 이제는 북한 방송 로고까지 베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자신들은 자유한국당을 줄여서 ‘한국당’이라고 우기지만 일반 국민들은 ‘자유당’이 더 편하게 읽혀진다”면서 “횃불 로고 역시 종북, 빨갱이를 강조하며 적대시하는 북한 방송 로고의 아바타 같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보수논객으로 유명한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 로고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변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심벌은 김일성의 보천보 전투를 기념하는 봉화탑 횃불”이라며 “이외에도 김일성 70회 생일을 기념해 세운 평양 주체탑 역시 횃불을 얹었듯 이는 곧 김일성을 상징하는데 우리민족돕기운동본부 대표 출신 자유한국당 인명진 대표가 모를 리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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