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안상미 기자] 10, 20대에는 매끈했던 다리가 30대로 넘어가면서부터 울퉁불퉁한 굴곡이 생기거나 혈관이 도드라지는 경우가 많다. 오후 시간이 되면 하체가 무거워지고 저릿한 통증도 동반되며, 다리가 잘 붓는다. 이 같은 경우 단순한 노화로 생각하면 자칫 ‘하지 정맥류’의 초기증상을 놓치는 수가 있다.

하지 정맥류는 다리의 피부 바로 밑 정맥이 늘어나서 돌출되는 질환이다. 외관상 혈관의 모양이 약 3mm 이상 꼬불꼬불하고 튀어나와 있으며, 튀어나오지 않았어도 초음파 검사상 ‘역류’라고 하는 비정상적인 혈액의 흐름을 보이는 표재성 혈관도 정맥류에 포함된다.

하지 정맥류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여성 호르몬 영향, 직업적인 영향 등이다. 부모가 정맥류가 있을 경우에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자녀에게서 정맥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임신 중의 호르몬 변화로 정맥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하지 정맥류 환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성상철)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지 정맥류’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0년 16만 4천 명에서 2015년 19만 2천 명으로 5년간 2만 8천 명으로 17.2% 증가했다.

하지 정맥류는 남성보다 주로 여성에게 발생한다. 환자 중 남성은 2010년 5만 2천 명에서 2015년 6만 2천명으로 19.1% 증가했고, 여성은 2010년 11만 2천 명에서 2015년 13만 1천명으로 16.4% 증가했다. 증가세는 남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보이나, 실제 하지 정맥류 질환으로 진료 받은 환자 수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 가량 많았다.

22222 <연도별 성별 하지 정맥류 진료실 인원 현황.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2015년 기준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50대 이상(5만 명, 26.2%)이 가장 많았으며, 40대(4만 1천명, 21.5%), 60대(3만 3천명,17.3%) 순이다. 40대 이상의 진료환자가 전체의 77.8%(15만 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남성과 여성의 비를 보면 40대 여성이 남성보다 3.0배로 가장 많았고, 30대와 50대 여성이 여성이 남성보다 각각 2.5배로 많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흉부외과 홍기표 교수는? “여성 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여성에게 발생빈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중년 이후 하지정맥류 발생빈도가 높고 발병기간도 오래돼 비교적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 50대가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 정맥류는 오랜 시간 서서 일하거나, 움직임 없이 앉아서 일할 경우 하지 정맥에 염증성 변화가 생기면서 혈관이 확장되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30대 여성 직장인에게 발병하기 쉽다. 하지만 젊은 30대 여성의 경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중에 진료 및 치료를 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 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정맥 순환의 이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하지의 부종, 피부염, 색소침착, 궤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정맥순환 이상으로 발생한 궤양은 상처가 쉽게 치유되지 않고 오래 지속되거나 증상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하지 정맥류가 의심될 경우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진단 받기를 권장한다.

평소 하지 정맥류를 예방하려면 오랜 시간 서있거나 앉아서 하는 일은 가급적 피하고, 직업적 특성을 피할 수 없을 경우 수시로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구부리고 펴고 돌리기 등의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휴식시간을 정해 가까운 곳을 산책하는 시간을 갖고, 걷기 편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의료용 고탄력 압박 스타킹 착용을 하는 것도 증상을 개선하고, 질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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