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관악경찰이 게임 이벤트를 열어 몰카범죄를 예방하려했다가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GO’를 본 떠 만든 ‘몰카범 잡GO’ 게임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이벤트는 관내 지하철인 2호선 신림역과 서울대입구역에 붙어 있는 몰카 범죄자 스티커를 찾아 이를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범죄자 검거 완료’라는 댓글을 올리면 영화관람권 등 경품을 증정하는 것이다.

관악경찰은 몰카범죄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이벤트를 기획·실시했다는 입장이지만 몰카범을 묘사한 표현에서 장난기가 느껴질 정도로 몰카범죄를 가볍게 치부하는 것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질타가 잇따랐다.

관악경찰은 두 명의 몰카범을 묘사하며 한 명은 ‘John 잘’이라는 이름을 썼다. 이는 ‘정말 잘생겼다’는 뜻의 비속어로, 이름 자체에서 장난기가 느껴진다. 나머지 한명은 15세라며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중2’로 표현했다. 사춘기를 겪는 중학생들을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사람으로 묘사한 것 역시 인권 개념이 희박한 가벼운 인식을 보여줬다.

네티즌들은 “가볍기가 그지 없구나” “진지한 건 진지해야지” “이런 거 만들 시간에 도둑이나 잡아라.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몰라요” “국민 세금으로 월급 처 먹으니까 아주 살판났지? 저런 어휴” “CCTV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게 요즘 경찰이라고 하지만 사고 수준이 많이 떨어졌구나” 등 성토했다.

<사진=YTN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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