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벌써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퇴임과 함께 귀향길에 올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뇌물비리 혐의로 그 무시무시한 검찰청 청사를 들어섰던 그 모습 말입니다.

권력 잃은 그저 시골 촌부로 전락한 전직 대통령, 숱한 세월에도 지켜왔던 자존감과 도덕심이 일순간 무너져 내렸다는 자괴감에 밤새 하얗게 새어버린 그의 머리는 너무도 무거워 보였고 그의 어깨 역시 너무도 작아 보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자면서도 과거 ‘친노’ ‘노무현 프레임’을?내뱉으며 등을 돌렸던 옛 동지들의 보호조차 받지 못한 그를 향해 날카로운 칼날을 드러내 보이던 검찰과 그 검찰을 진두지휘했던 법과 돈을 동시에 좋아하는 인면수심의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토록 법을 수호하기 좋아하면서, 죄를 지었다 판단되면 끈 떨어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조차 없이 비소 가득한 얼굴로 옭아내려 안달하던 유명 특수통 검사 출신이 죄를 짓고도 그 면죄부를 찾기 위해 막대한 수임료를 뿌린 장사치와 결탁하다 결국 그 자신도 영어(囹圄)의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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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국내 유명 법대를 졸업하고 어렵사리 사법고시를 패스하며 판검사에 오른 정통 법조인들에게 지방의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법고시 패스와 함께 대통령까지 지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얼마나 가소롭고 우스웠던 존재였을까요?

그의 퇴임 이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모든 언론을 동원한 검찰의 수사행태는 오랜 세월 재야 운동으로 단련된 전직 대통령을 옭아매기 위해 치졸함이 뭍어 나올만큼 그 정도가 지나쳤습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나 도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검찰청 청사 문을 들어선 전직 대통령을 바라보던 그 불손하기 짝이 없던 오만방자함 가득했던 얼굴들이 지금도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갑니다.

중견 화장품 기업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회장의 일탈(원정도박)에서 비롯된 이른바 ‘정운호 법조 게이트’의 중심에 선 전직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출신 홍만표 변호사의 이야기입니다.

전직 스타검사 출신 변호사, 검찰 수뇌부 출신 변호사답게 그에게는 막대한 변호 업무가 쏟아졌고 더불어 거액의 수임료도 그의 통장을 채웠을 것입니다. 돈으로 면죄부를 매수하려고 갖은 애를 썼던 한 장사치와 100억원대 상상 이상의 수임료를 챙긴 전직 유명 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 사건이 터지기 전만 하더라도 말이죠.

죄를 짓고도 그 죄를 돈으로 씻으려했던 화장품 회사 오너인 정운호라는 장사치와 그 장사치의 돈에 매수돼 온당치 못한 수단을 동원하려 했던 최유정 변호사와 홍만표 변호사, 이들은 현재 탈세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됐습니다. 홍만표 변호사 그가 현역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특수부 후배들에 의해서 말입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고 하던가요? 생각해보니 옛말 하나도 틀린 것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입신양면을 위해 남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이에게 반드시 돌아온다는 ‘천벌’은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래서 죄짓고 발뻗고 잠을 잘 수 없나 봅니다.

“사람은 어떤 일이든 자신이 뿌린 대로 거두기 마련”을 뜻하는 ‘인과응보 사필귀정(因果應報 事必歸正)이라는 법구경의 글귀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검찰청 청사에 들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며 웃고 있던 전직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의 작금의 추락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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