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정훈 기자] 아인슈타인이 한 세기 전에 주장했던 ‘중력파’의 존재가 인류의 우주과학 역사상 처음으로 확인됐다.
과학계는 중력파 관측 성공으로 빅뱅과 블랙홀, 초신성 등 우주 탄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현상들을 연구하는데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영국 등 15개국 과학자 1000여명이 참여한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라이고) 연구단’은 1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중력파 검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라이고 연구단은 “블랙홀 2개가 짝을 이뤄 자전하던 중 하나의 무거운 블랙홀로 합병되는 과정에서 충돌 직전 발생한 중력파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중력파는 우주공간에서 천체의 충돌이나 폭발이 일어났을 때 파동 모양을 이루면서 빛의 속도로 퍼져나가는 물결을 의미한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돌이 떨어진 주변으로 물결이 파동처럼 나가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일상생활에서는 중력이 잘 느껴지지 않지만 중력에 파동이 있다면 공간과 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 존재해왔다.?아인슈타인은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면서 “중력이 변하면 시공간도 함께 휘어지며 이같은 현상이 수면 위 파장처럼 우주 공간을 따라 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과학자들은 100년간 중력파를 추적했으나 파동의 세기가 약해 최근까지 그 실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같은 이유에서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수수께끼’라고 불려왔다.
라이고 연구단은 중력파를 거울과 레이저 장치를 활용해 찾아냈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자문을 맡았던 킵 손 캘리포니아공과대 교수가 제안한 장치다.
지금까지 인류는 빛이나 전파를 통해 우주를 관측했다. 그러나 블랙홀에서는 중력이 강하기 때문에 빛도 전파도 빠져나오지 못한다. 중력파는 이같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TV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