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혜경 기자] 기업비리 혐의로 두 차례나 법정에 섰던 최태원(55) SK그룹 회장이 사면된 지 넉 달 만에 이번에는 가정사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8월 특사로 풀려난 것에도 여론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는데 사면되자마자 불륜·혼외자식을 공개하는 등 기업 총수로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6일 세계일보에 편지를 보내 부인인 노소영(54)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결혼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이혼 의사와 함께 혼외자녀의 존재를 밝혔다.


최 회장은 편지 서두에서 “노 관장과 십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냈다. 노력도 많이 해봤지만 그때마다 더 이상의 동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만 재확인될 뿐 점점 더 나빠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래전에 깨진 결혼생활과 새로운 가족에 대해 언제까지 숨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지극히 개인적인 치부이지만 이렇게 밝히고 결자해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노 관장과 별거 상태로 지냈으며 우연히 만난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그는 “제 잘못으로 만인의 축복은 받지 못하게 되어버렸지만 적어도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 아이와 아이 엄마를 책임지려고 한다”면서 “두 가정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옳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로 1988년 미국 시카고대 유학 시절에 최 회장을 만나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대통령가와 재벌가의 혼인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노 관장과 최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최 회장 부부를 둘러싼 파경설은 그동안 항간에서 분분했지만 최 회장 본인이 공식적인 이혼 의사와 함께 혼외자녀의 존재까지 밝혀 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특히 개인사를 법정에서 조용히 해결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밝힌데에 대해 세간은 눈살을 찌푸렸다.


한편 이들의 결혼 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최 회장은 지난 2003년 1조5000억원대 SK그룹 주식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됐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지만 2008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


그 후 2013년 최 회장은 계열사 돈 5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형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러나 지난 8월 또 다시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사진=연합뉴스TV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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