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직 소방관 영결식서 기념사진 논란


[데일리포스트=김혜경 기자] 지난해 순직 소방관 영결식장에서 여성 소방의용대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해 논란을 일으켰던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이번에는 제2연평해전 장병들의 희생을 놓고 ‘개죽음’이라고 비유해 빈축을 사고 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연평해전 13주년을 맞아 열린 평택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은 우리 장병 6명이 희생한 가슴 아픈 날”이라며 “다시는 우리 아들·딸들이 이런 개죽음을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김태호 의원은 “(연평해전 당시) 국가도 아니었다”면서 “이상한 전투 수칙 때문에 방아쇠에 손 걸어 놓고 무방비로 북한의 기습 공격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개죽음의 사전적 의미는 ‘아무런 가치나 보람이 없는 헛된 죽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에 김태호 의원의 발언은 연평해전 전사자들에 대한 모독으로 비춰질 여지가 충분하다며 비난의 여론이 들끓었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김태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죽음과 관련한 발언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의 안타까운 고귀한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그의 해명은 적절한 교전수칙의 부재로 장병들이 전사했다는 사실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다보니 이같은 단어를 사용했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유야 어찌됐든 ‘개죽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자제했어야 했다. 과연 이 단어를 사용했을 때 다수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당내 최고위원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말 한 마디를 하더라도 신중하게 생각하고 내뱉어야 한다. 김태호 의원의 이번 발언은 입조심을 하지 못함으로서 유족에게 크나큰 상처를 안겨다 줬다.


김태호 의원의 상식을 벗어난 경솔한 언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태호 의원은 지난해 7월에도 광주 소방관 순직 영결식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김태호 의원은 민간인 의용소방대원으로 보이는 몇몇 여성과 웃는 얼굴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결식 자리에서 사진을 요청한 사람도 문제지만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김태호 의원도 문제라는 것이다. 영결식 분위기에 대조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고인에 대한 예의에 어긋난다는 여론의 비난이 거세졌다.


이번 개죽음 파문과 마찬가지로 당시 영결식 기념사진 논란이 촉발된 근본적인 원인도 김태호 의원 자신에게 있었다. 맡은 직책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해야 할 의무를 회피했다는 지적이다.


김태호 의원의 이번 막말 논란과 관련해 각 계층의 날선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집권여당 최고위원이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의 고귀한 희생을 막말로 폄훼했다”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장병들의 죽음에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국군사상자유가족연대 관계자는 “사회 일반적인 통념으로 봤을 때 ‘징병제’라는 국가 제도의 특성 상 군대에서 사망하게 될 경우, 해당 의원의 발언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국회의원이라는 공인이 개죽음 같은 단어를 사용한 것은 정말 조심했어야 했고 그렇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장인 김동호(가명)씨는 “김태호 의원이 해당 단어를 사용한 것은 특정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병들의 죽음에 이 같은 의도를 덧입혀 발언한 태도는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사진=(좌)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제공=김태호 의원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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