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그리스의 국가부도(디폴트)와 유로존 퇴출(그렉시트) 우려가 커져가는 가운데 그리스에서 뱅크런(대량예금인출)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뱅크런 위기 차단에 나서고 있다. 집권여당인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의 연정 파트너인 독립그리스인당 파노스 카메노스 대표가 “겁 먹을 필요가 없으며, 은행들은 폐쇄되지 않을 것”이라며 “현금지급기를 통해 현금이 계속 공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리스 의회도 정부가 상정한 구제금융 협상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앞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5일 실시하기로 한 그리스의 국민투표가 실효성 논란에 빠졌다.

그리스 국민들은 불안에 빠졌다. 외신들은 그리스 현금인출기(ATM) 중 3분의 1에서 현금이 바닥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19일 하룻동안 무려 2조원 이상이 인출됐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유럽중앙은행(ECB)은 긴급유동성지원 한도를 830억 유로에서 841억 유로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는 긴급 수혈의 자금지원으로 며칠을 버텨내지 못한다. 결국 그리스 정부와 유로그룹이 구제금융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그리스 은행권이 통제 불능상태에 빠지고 자본통제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그리스의 그렉시크가 현실화될 경우 득이 될 게 없는 독일 등 주요국들이 그리스 정부와 정치적 대타협에 나설 것이란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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