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혜경 기자] 신세계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마트타운’ 1호점이 최근 일산에 문을 열면서 라이프스타일 시장에 유통가의 이목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취향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이마트타운은 일명 ‘정용진의 놀이터’라 불리며 매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가정간편식(HMR)과 키덜트족 상품 등 최신 유통 트렌드가 총망라돼있다는 그곳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더 라이프(The Life)’라는 매장 때문이다.


더 라이프는 대놓고 생활용품 브랜드를 표방한다. 이를 두고 세간에서 한국판 이케아라고 부르는 것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해 국내 상륙한 이케아는 흔히 가구업체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매장에서 파는 물건 중 절반 이상이 잡화로 실상은 종합유통업체다.


이케아는 한국에는 없는 특이한 컨셉의 매장, ‘홈퍼니싱’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막대한 존재감을 과시했다.?이에 국내 유통공룡들도 이케아 따라잡기에 나서면서 대형 라이프스타일 컨셉으로 매장을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도 일산에 오픈한 이마트타운은 영업면적만 축구장 4배 크기에 달한다. 지하 1층에는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와 가전제품 전문 매장인 일렉트로마트가, 1층에는 이마트와 푸드코트인 피코크키친이 위치해있다.


그리고 2층에 종합 유통문화 체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더 라이프가 1000평 규모로 들어서있다. 정 부회장이 이마트타운에 더 라이프를 배치한 것은 이케아와 정면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더 라이프에서는 가구부터 부엌, 침실용품 등 생활용품까지 5000여가지 품목들이 판매 중이다. 매장 구성도 실제 주거공간을 재현해 놓은 쇼룸부터 시작해 쇼핑을 이어나가는 동선까지 이케아와 닮은 구석이 많다.


그러나 이마트는 이케아보다 한국인들의 생활 습관에 더 밝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가구 크기를 내국인들의 체형에 맞게 맞추고 셀프 조립이 익숙지 않은 국내 스타일을 고려해 조립 서비스를 도입해 이케아와 차별화했다.


이같은 이마트타운의 다양한 볼거리는 소비자들의 호기심도 자극했다.?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일산에 새로 오픈한 이마트타운 매출액의 경우 당초 목표액 대비 1.5배 가량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방문객도 10만명으로 집계됐다.


사실 국내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는 더 라이프 이전에도 존재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는 별도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지난 2012년 ‘자주(JAJU)’ 브랜드를 리뉴얼하고 현재 운영 중이다. 롯데상사도 2003년 일본의 라이프 상품브랜드인 ’무인양품‘과 손잡고 ‘무지(MUJI) 코리아’를 운영 중에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 생활용품 매장이 다른 점은 ‘대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기존 유통 채널에 생활용품 브랜드를 론칭해 확장시킴으로서 매장 전체를 원스톱 쇼핑타운으로 변모시켜 가고 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생활용품 시장의 전체 규모는 약 10조5000억원으로 2023년에는 약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국내 유통업체들은 잠재력이 큰 생활용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현재 신세계에 이어 이랜드와 롯데도 가세 중이다.


이랜드그룹은 ‘모던하우스’ 브랜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996년 서울 당산에 1호점을 오픈한 모던하우스는 현재 국내에 5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8000여가지 가구 및 소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전부 직영점으로 운영 중이다.


롯데그룹도 유통계열사 롯데마트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5일 ‘엔플러스 라이프스타일 샵(N+ Lifestyle shop)’ 일부 점포에 배치했다. 이 매장은 동대문, 남대문에서 탄생한 SPA 브랜들끼리 뭉쳐 만든 상생형 SPA 편집샵이다.


<사진=이케아 광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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