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부종일 기자] 은행,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 예금취급기관의 지난 4월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 증가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통계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이 765조2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10조1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월별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고 금액이다.

여기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의 대출을 합치면 지난 3월말 현재 1099조3000억원이다. 현재 가계신용이 1100조원을 넘어섰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대출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8조원으로 ‘10조원 증가치’에 대부분을 차지한다.

취급기관별로는 은행대출이 8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 증가액은 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4월(2조2000억원)보다 적었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분기 3조4000억원, 2분기 14조7000억원, 3분기 17조7000억원, 4분기 22조9000억원이다.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 당국자들은 주택경기 활성화가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를 통한 생계자금 마련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증가액이 9조3000억원으로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이 있었음에도 역대 최고 증가액을 기록했다는 것이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신용대출, 카드론 등을 통해 가계의 긴급자금을 수혈하던 서민들이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를 통해 더 많은 금액을 융통해 생계비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당국에서는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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