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송협 편집국장]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전염성은 없을 것이라던 보건당국의 성급한 결론 탓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창궐 일주일 만에 환자 2명이 사망했다.

보건당국의 말을 믿었던 대한민국은 치사율 40%를 육박하는 메르스의 서식처로 둔갑했다. 당초 1명에 불과했던 메르스 감염 환자는 현재 ?25명으로 불어났고 현재 자가와 시설 격리중인 대상자는 682명에 달한다.

이제 지하철과 버스 심지어 택시까지 대중교통 이용하기도 무섭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메르스 국내 입국 일주일만에 ?대한민국은 공포의 도가니에 빠져 아우성치고 있다.

나라 안팎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절대 전염성은 없을 것이라던 보건당국의 호언장담은 이제 국내 민심은 물론 이웃 중국까지 뒤흔들고 있다.

메르스 감염 환자의 중국 입국조차 통제하지 못한 탓에 중국 전역이 한국을 향해“까오리 빵즈(몽둥이를 든 한국인)”을 외치며 거센 반한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불신과 불통만 가득한 정부의 독선만 보인다. 불안을 느낀 국민들이 감염 환자들이 거쳐 간 병원 명단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혼란 가중’을 이유로 외면하면서도 인터넷에 떠도는 유언비어 유포자를 잡겠다며 으름장을 펼치고 있다.

더욱이 국민의 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은 치사율이 높은 메르스 때문에 굳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말라는 허언을 늘어놓거나 근거 없이 고민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미국의 질병통제 예방센터인 CDC는 ‘MERS-COV(중동호흡기 증후군)’예방법으로 안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엄중히 권고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보건복지부 장관은 무서운 전염병을 앞에 놓고도 마스크를 사용하지 말라는 해괴망측한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도대체 답이 없는 정부다. 지난해 수백명의 어린 학생들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원 구조됐다는 거짓말을 내용만 바꿔 또 다시 반복하고 있다.

폐단의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정부를 국민들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성토한다. 무엇을 믿어야 하고 누구를 따라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뇌물 수수 사건의 중심에는 항상 정치권이 빠지지 않고 당론과 이념이 다르면 시정잡배들 마냥 패거리를 지어 당파싸움만 일삼고 있는 정치권과 무능한 정부를 국민들은 일갈하고 싶지만 그 입만 아플 뿐이다.

논어 ‘안연편’에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정부는 존립할 수 없고 결국 망할 수 밖에 없다”는 공자(孔子)의 말씀이다.

정직하지 못한 정부는 무능한 정부 보다 더욱 무섭다. 하지만 국민을 속이고 기만하는 정직하지 못한 정부는 절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 언젠가 국민들이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서운 전염병 때문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정 쇄신이든 국회법 개정안이든 이를 놓고 진탕싸움을 펼치는 정부와 정치권은 오래전 공자(孔子)의 ‘무신불립’을 교훈삼아 국민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그런 정부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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