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황정우 기자] 채권은행들이 사실상 갑의 지위를 이용해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받는 기업에 이사나 감사 등 임원으로 ‘낙하산’을 내려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은 국책은행, 민간은행 가릴 것 없다. 산업은행의 경우 부행장, 이사, 실장 출신이 각각 STX조선 감사, 금호산업·남광토건·벽산건설·현대시멘트 임원으로 진출했다. 수출입은행도 지분을 보유한 성동조선해양, 대선조선에 ‘낙하산’을 내려보냈다.


민간은행 중 건설사 워크아웃을 가장 많이 주관한 우리은행의 경우 부행장, 본부장 출신들이 각각 삼호 사외이사·풍림산업 감사, 진흥기업·벽산건설·남광토건·금호산업 등의 감사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신한은행도 경남기업·한일건설·쌍용건설에, 하나은행은 중앙건설에, KB국민은행은 고려개발에 각각 ‘낙하산’을 꽂았다.


이처럼 워크아웃 기업의 임원 자리가 은행 간부들의 퇴직 후 일자리로 활용되는 이유는 워크아웃 기업으로서는 ‘보험’의 성격이 있고, 채권은행으로서도 구조조정을 쉽게 통제할 수 있는 등 편의성 측면에서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낙하산’ 밀착관계는 도덕적 해이를 키우고, 워크아웃의 투명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이 나서 취업심사를 강화하는 등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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