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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에서 고객에게 상품을 빨리 전달하기 위한 '총알 배송'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첨단 기술을 총망라한 물류센터 자동화 속에 배송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당일이나 익일 배달이 아닌, 도착일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고객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 미국서 당일·익일배송 인기 하락세 

미국 물류 관리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 업체 쉽포(Shippo)의 최근 조사 결과, 당일·익일 배송을 선호하는 소비자 비율은 10% 정도로, 2022년 18%에서 감소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EC 상품 주문시 가장 중시하는 항목으로 '배송 스피드'를 선택한 사람이 지난해 29%에서 2023년 22%로 줄었다. 반면 '배송비'를 중시한다는 응답은 2022년 33%에서 41%로 늘었다.

쉽포 공동창업자이자이자 CEO인 로라 베런스 우(Laura Behrens Wu)는 "코로나19를 통해 물류망 혼란과 품귀 현상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빠른 배송을 선호했다. 그러나 지금의 고객은 전만큼 신속한 배송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일상을 되찾으면서 온라인 쇼핑 특수도 일단락되고 있다. 미국에서 2020년 2분기 전체 소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EC 매출액은 16.4%로 전 분기의 11.9%에서 급증했다. 그러나 이 비율은 2022년 4분기 14.7%로 낮아졌다.

◆ 지정 요일 도착 '아마존 데이' 이용자 2배 껑충 

최근에는 도착일까지 차분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의 배송 옵션에서 늦은 도착일을 택하는 사람은 지난 3년 새 두 배로 늘었다.

아마존은 2019년 자사의 유료 프라임 회원들을 위해 '아마존 데이(Amazon Day)'라고 부르는 배송 옵션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여러 차례 주문한 다양한 상품을 특정 요일에 한꺼번에 받을 수 있게 됐다. 가령 고객이 본인의 아마존 데이를 금요일로 지정하면 이틀 전(수요일)까지 주문한 상품은 모두 금요일에 도착한다.

고객은 택배가 언제 도착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상품은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합배송 형태로 배송된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 데이를 이용하면 고객은 회당 최대 1.50달러의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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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마존은 당일 배달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아마존은 그동안 전미 지역에 물류센터를 구축해 타사를 압도하는 빠른 배송 시스템을 구축, 이는 아마존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최근에는 일부 상품을 주문 후 몇 시간 만에 배송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객이 원하는 것은 총알 배송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물류업체 출하 데이터를 분석하는 십매트릭스(ShipMatrix Inc.)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의 85%는 도착 후 며칠이 지나서야 개봉·사용된다. 

사티시 진델(Satish Jindel) 십매트릭스 CEO는 "많은 사람들이 신속한 배송 혜택이 있는 유료 회원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이는 상품이 언제 도착하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소매업자들은 고객들이 속도보다 '확실성'을 추구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SJ은 "빠른 배송은 물류비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이는 그대로 고객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이 당일·익일 배송을 선택하지 않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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