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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챗GPT'를 도입한 이후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MS가 지금까지 오픈AI에 투자한 금액만 약 120억 달러에 달해, 업계 전문가들은 사실상 MS가 오픈AI의 경영권을 쥐고 있다고 보고 있다. MS는 오픈AI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플랫폼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MS, 검색시장 구글 독주에 '제동' 

AI를 탑재한 빙은 궁금한 내용에 대화 형식으로 답변한다. 웹 액세스 분석 서비스 시밀러웹에 따르면 MS가 2023년 2월 7일 웹 브라우저에 기능을 적용한 이후 빙 페이지 접속 수는 15.8%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구글의 검색엔진은 1% 가까이 감소했다. AI 탑재로 편의성을 높인 빙에 관심이 모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챗GPT가 탑재된 빙 검색엔진 아직 전면 공개가 아니어서 사용을 위해선 MS 회원가입 및 신청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MS는 정식 서비스 일정은 밝히지 않았으며, 제한된 미리보기를 통해 사용자 피드백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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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시장 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023년 2월 기준 검색시장에서 구글은 점유율은 93% 이상인 반면, MS의 빙은 2.81%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1200억달러의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검색시장에서 빙이 1~2%라도 구글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다면 MS 입장에선 의미 있는 일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유수프 메흐디 MS 최고마케팅책임자(CMO·부사장)는 최근 MS 빙 공식 블로그에서 "빙의 일간활성화이용자수(DAU)가 1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MS 검색 서비스 빙에 AI 검색 기술을 도입한지 불과 한달 만이다. 

앱 다운로드 건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빙의 글로벌 앱 다운로드 건수는 대화형 AI와의 통합 이후 8배로 커졌다. 구글 검색 앱 다운로드 건수는 같은 기간 2% 감소했다.

MS가 지난해 회계기준 검색 및 뉴스광고로 올린 매출은 전체 매출의 5.8% 수준인 115억 달러다. 하지만 빙과 대화형 AI간 시너지가 본격화된다면 검색 광고 매출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처럼 MS가 챗GPT를 앞세워 속도전에 나선 사이 AI 챗봇 '바드(Bard)'를 급하게 출시한 구글역시 유튜브 등 다른 서비스에 AI를 접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셨다. 바드는 1370억 개에 달하는 매개 변수로 학습한 초거대 언어 모델인 '람다(LaMDA)'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 "콘텐츠 이용 보상해야"...미디어 업계, 이용자·광고수입 감소 우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미디어 업계는 AI 챗봇을 둘러싼 MS와 구글과의 대결에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챗GPT 학습을 위해 뉴스 콘텐츠 등 방대한 자료들이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미디어 업계는 AI 챗봇 등장 이후 자사 사이트 유입과 광고 수입 감소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MS의 빙 채팅은 정보 출처에 대한 링크를 표시하고 있으며, 구글 바드도 화면 하부에 검색 결과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버튼이 존재한다. 하지만 AI 챗봇은 물음에 대해 자연스럽고 포괄적인 내용으로 답할 수 있어 링크를 클릭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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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디어 업계 경영진들은 이미 AI 챗봇의 학습에 자사 콘텐츠가 얼마나 사용되는지, 보상 규모는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법적 대응책은 무엇인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언론사 약 2천개가 속한 뉴스미디어연합(NMA)의 대니얼 코피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가치 있는 콘텐츠를 갖고 있지만, 그것들은 다른 사람들의 수익 창출에 이용되고 있다. 우리의 투자로, 사람이 만들어낸 귀중한 컨텐츠이기 때문에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판에 구글과 오픈AI 등은 일부 대가를 지불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챗GPT는 그동안 필요한 경우라면 콘텐츠 이용과 관련해 계약을 체결해 왔다"며 "과학 등 특정 영역의 고품질 데이터에 대해서는 고액을 지불할 의향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미저작권청(USCO)은 저작권 자료에 대한 AI 훈련을 포함해 최근 새롭게 논의되는 콘텐츠 사용료 문제에 대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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