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은 이제 반도체 수요의 新 킬러 애플리케이션 될 것”

©데일리포스트=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 / 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포스트=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 / 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를 필두로 많은 빅테크 기업이 AI 챗봇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AI 챗봇이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연설 中)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5일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AI 시대 한국 반도체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 AI 시대에 일어날 기술 혁신의 중심에 항상 메모리 반도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 PC 시대는 정보화 혁명을 불러왔고 모바일 시대는 정보화 혁명에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클라우드 시대는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데 큰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무엇보다 본격적인 AI(인공지능) 시대에 돌입하면서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로봇, 바이오 등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해 인류의 삶은 이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며 그 변화의 중심에서 보이지 않는 혁신을 만들어 온 것이 바로 메모리 반도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삶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선 메모리 반도체가 기술 발전에 기여한 대표적인 사례를 꼽으라면 단연코 아이폰이다. 실제로 아이폰의 모태인 ‘아이팟(iPod)’이 출시될 당시만 하더라도 저장 장치는 하드디스크(HDD)에 의존했지만 메모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낸드 메모리가 HDD를 대체하며 스마트폰 혁신으로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아이팟 클래식의 저장 장치는 HDD였지만 2000년대 중후반 아이팟 나노는 HDD의 466분의 1크키 낸드 메모리가 사용돼 휴대성과 디자인은 물론 저장 용량이 최대 1TB(테라바이트)에 달할 만큼 진화했다.


박 부회장은 AI 챗봇 시대가 메모리 기술 진화의 촉매제라고 내다봤다. “챗GPT 등 AI 시대가 펼쳐지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생성과 저장,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며 SK하니익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고속 D램 HBM은 AI 시대 기술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산업의 가치와 한국 반도체 경쟁력 유지를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박 부회장은 “반도체는 한국 수출 1,2위 품목이며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62%인 만큼 국가 차원에서 강화해야 하는 핵심 산업”이라고 말했다.

©데일리포스트=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 D램 / DB
©데일리포스트=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 D램 / DB

특히 한국이 반도체 강국 위상을 지키기 위해 ▲우수 인재 육성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강화 노력 ▲미래 기술 준비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제언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학계의 연구 결과 등 반도체 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는 한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 플랫폼 ‘미니 팹(Mini FAB)’ 구축도 제안했다.


박 부회장은 “전 세계 반도체 강국은 연구와 테스트를 위한 300mm 기반 미니 팹을 보유, 반도체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반면 국내는 200mm 기반 미니 팹만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하이닉스는 오는 2027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내에 미니 팹 성격의 300mm 기반 트리니티 팹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전 세계 서버용 D램이 DDR4에서 DDR5로 전환되면 오는 2030년까지 누적 29.3TWh(테라와트시) 전력을 감축할 수 있어 1167만 톤 규모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박 부회장이 전망하는 반도체 기술 혁신으로 지구와 인류에 기여하는 순기능 효과다.

■용어 해설

「HBM(High Bandwidth Memory)」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의 고성능 제품이다. HBM3는 HBM 4세대 제품으로,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 순으로 개발됐다.

「공유 메모리(Pooled Memory)」 서버 등에서 특정 플랫폼을 채용함과 동시에 메모리 용량과 성능이 고정되는 한계를 탈피해 메모리를 유연하게 확장, 활용할 수 있어 고성능 연산 시스템에서 각광 받는 메모리 탑재 유형이다.

「미니 팹(Mini FAB)」 반도체 생태계 기업과 학계의 연구 결과나 시제품 분석, 양산 테스트를 지원할 수 있도록 반도체 공정을 간소화한 형태로 FAB 장비 환경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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