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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예전에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아름다운 별들을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빛 공해(light pollution)가 전혀 없이 별을 관측할 수 있는 지역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빛 공해의 영향으로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밤하늘 별이 20년도 채 되지 않아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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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키바 독일 보훔 루르대 지리연구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공조명으로 인한 밤하늘 밝기 변화를 미국 국립 광·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가 운영하는 '글로브 앳 나이트'(Globe at Night) 플랫폼을 통해 수집했다. 이 조사는 2011년부터 2022년까지 12년간 이루어졌다.

'글로브 앳 나이트'는 시민과학 프로그램이다. 앱을 통해 제공된 여러 별 지도 가운데 밤하늘에서 육안으로 본 것과 가장 비슷한 것을 골라 입력하는 방식으로, 이는 '맨눈 한계등급' 자료로 활용된다. 밤하늘이 밝을수록 희미한 별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해당 자료는 빛 공해 측정에도 이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12년간 글로브 앳 나이트에 제출된 관측 자료 가운데 구름 등의 영향을 받은 사례를 제외하고 5만여 건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밤하늘에 보이는 별의 수가 확연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장소별로 '하늘이 매년 어느 정도 밝아지고 있는가'를 추정한 결과, 평균 연간 9.6%씩 밝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빛 공해는 천문 관측 등 우주 연구에 심각한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인간과 야생동물의 생체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 연구를 통해 청색광이 인간이나 동물 수면 패턴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생성에 영향을 미쳐 수면 악화 등 만성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시사됐다. 또 2019년에는 빛 공해가 생태계를 교란시켜 곤충 개체수를 크게 감소시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키바 박사는 "빛 공해의 영향은 날로 커질 것"이라면서 "이 같은 속도라면 현재 250개의 별이 보이는 곳에서 태어난 아이는 18세가 되면 100개 정도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글로브 앳 나이트 프로젝트로 수집된 자료 상당수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연구팀은 "우리가 측정한 빛 공해는 경제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들의 추세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개발도상국의 경우 연구팀이 산출한 수치보다 급속도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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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분석 기간이 2011~2022년이기 때문에 과학 매체 Phys.org는 "야외조명이 발광다이오드(LED)로 대체된 타이밍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세계 조명 시장에서 LED 점유율은 2011년에는 1%에 불과했지만 2019년 47%까지 급증했다.

다만 연구팀은 "스펙트럼 변화·LED의 높은 발광 효율·보다 밝은 조명 설치·장시간 구동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밤하늘이 밝아진 원인은 LED 이외에도 있다고 덧붙였다. 

키바 교수는 "동물이나 식물을 직접 비추는 빛의 영향 관련 연구는 다양하다. 하지만 인공 빛이 밤하늘의 밝기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것은 실로 어려운 작업이다. 아직 규명할 부분이 많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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