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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은 1월 24일(현지시간)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가 110만 명을 돌파하며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세계 최초로 백신을 개발해 빠르게 접종을 진행한 미국에서 이처럼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백신 접종은 결국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만약 백신이 없었다면 미국에서의 사망자 수는 4배로 급증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미국 코로나19 영향을 시뮬레이션한 국제보건관련기구 '커먼웰스 펀드(Commonwealth Fund)'의 연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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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2020년 12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6억 5500만회 이상 접종이 이뤄졌으며 인구의 80%가 최소 1회 접종을 마쳤다. 이러한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고자 예일대 감염병 모델링·분석센터의 앨리슨 P. 갈바니(Alison P. Galvani) 박사 등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백신 영향을 모델링하여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연구팀이 사용한 '코로나19 연령층별 병원체 기반 모델'에는 ▲연령별 코로나19 위험 ▲미국 인구통계 ▲병존질환 유병률 ▲팬데믹 정책과 사람들의 이동을 고려한 접촉 패턴 ▲백신 효과 ▲백신 접종 및 감염으로 획득된 면역 감소 등 다양한 매개변수가 포함되어 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는 중국 우한 오리지널 버전을 포함해 베타, 알파, 감마, 델타, 오미크론 등 5개 변이를 대상으로 했다. 

이 모델을 통해 백신이 없는 경우를 상정한 '가상 시나리오'와 실제 관찰된 팬데믹 궤적을 비교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020년 1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백신 접종을 통해 325만 명의 사망을 막았으며, 1억1985만 건의 감염과 1860만 건의 입원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는 미국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확진자(주황선)와 백신 미접종 가상 시나리오(파랑선)를 비교한 그래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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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79만8000명, 감염 사례는 8200만건, 입원 수는 480만 건이었다.  백신이 없었다면 사망자는 4.1배, 확진자는 1.5배, 입원자 수는 3.8배로 급증했고 추가로 필요한 의료비는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시뮬레이션을 통해 백신으로 수천만 건의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는 회복되더라도 인지기능 등 장기적 영향을 미치는 '롱코비드'(Long Covid) 후유증이나 체력 저하 등의 위험이 있어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여러 변이 발생을 감안하면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효과는 더욱 뚜렷하다. 특히 오미크론은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급상승한 반면, 백신으로 확진자 입원 및 사망을 막을 수 있었다. 오미크론이 비교적 경증이라는 점도 백신이 가져온 방어 효과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전례 없는 속도로 백신이 개발·접종되면서 많은 생명을 구했고,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더 안전하게 완화하면서 사회적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다. 이제 백신 추가 접종을 얼마나 가속화하느냐가 향후의 중증 환자나 사망자 발생을 막는 기본이 될 것이다"라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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