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코로나19 바이러스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인체조직에서의 세포 친화성(cellular tropism)·복제능력·지속성 등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호흡기 계통 이외의 조직에서도 증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문은 12월 1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코로나19는 급성기에 복수의 장기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일부 확진자는 호흡 곤란 등의 다양한 후유증이 지속되는 통칭 '롱코비드(PASC)'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는 여러 건 존재하지만, 지금까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비호흡기 질환에 미치는 영향 및 뇌 등 비호흡기 조직에 잔존하는 기간 등에 대한 상세한 조사는 부족했다.
이번 논문에는 코로나19 급성기부터 증상 발병 7개월 경과 기간에 뇌 등 비호흡기계 조직에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어떻게 분포·증식하는지 등이 정량화되어 있다.
연구팀은 2020년 4월 26일부터 2021년 3월 2일까지 44명의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이자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의 부검 뇌 표본과 11명의 중추신경계 샘플링을 분석했다. 연구팀이 PCR 검사를 실시한 결과, 분석 대상 샘플 중 38개가 양성이었다.
구체적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N단백질 유전자를 정량화하기 위한 ddPCR 검사.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세포 친화성을 알아보기 위한 ISH 분석 ▲뇌 조직 내 바이러스 존재 검증을 위한 면역형광염색(IF) 및 면역조직화학(IHC) 분석 등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실시간 정량적 역전사 PCR 분석을 통해 리보핵산(RNA)을 검출하고, VeroE6 세포로 바이러스 분리 실험을 진행해 호흡기 조직 간 증식 가능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존재를 실증했다. 또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스파이크 단백질이 갖는 변이체의 다양성 및 분포를 6명의 개인 샘플을 HT-SGS 분석을 통해 측정했다.
부검 검체는 사망 당시 코로나19 감염일수를 기준으로 '14일 이내', '15일 이상 30일 미만', '31일 이상' 등 3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또 16명의 심실간 중격조직 이미지 분석을 통해 ddPCR 검사에서 검출된 N단백질 RNA와 ISH 분석에서 검출된 스파이크 단백질 RNA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조사 대상자의 30%가 여성이었고 연령 중간값은 63세, 그중 61%가 최소 3가지 병존 질병 환자였다. 발병부터 입원까지 기간의 중앙값은 '6일', 발병부터 사망까지의 기간의 중앙값은 '19일'이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RNA는 84개소의 해부학적 부위에 존재했지만, 다른 조직보다 호흡기 조직에 유의하게 많이 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RNA는 초기 중기·후기 증례 모두에서 확인되었으나 부검 혈청에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RNA를 검출한 것은 초기 증례에서 11건, 중기 증례에서 1건뿐이다.
후기 증례 부검 혈청에서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RNA를 검출하지 못했음에도 후기 증례 체내 조직에는 지속적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RNA가 존재했다. 6건의 후기 증례 중 5건에서 뇌 조직 내에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RNA가 확인됐다.
또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RNA는 체내 조직 및 혈청, 유리체액, 흉수를 포함한 체액에서 검출됐다. 이외에도 초기 증례의 림프절·심장·부신·위장·눈 조직 표본의 45%에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검출됐다.
조직 병리학적 분석 결과, 증례의 92%가 확산성 폐포 손상 혹은 급성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심근 염증세포의 침윤, 방피질 및 여포 과형성도 확인됐다. 다만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RNA가 체내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직접적으로 일으키는 세포 병리학적 영향 및 염증은 비호흡기 조직에서는 극히 미미하게 관측됐다.
연구팀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감염 초기 뇌 등 비호흡기계 조직으로 확산되고 복제를 반복해, 증상 발병 후 수개월(최대 230일 정도) 동안 체내에 계속 잔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