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알리바바·텐센트에 RISC-V 기반 칩 개발 촉구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alsh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은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 일환으로 반도체 제조 장치 등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오픈소스 설계기술인 'RISC-V' 기반의 칩 개발을 확보하도록 촉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텔이나 AMD가 PC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CPU 대부분은 'x86'이라는 명령어셋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용 CPU는 ARM 기반의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다. x86이나 ARM과 같은 아키텍처를 통해 CPU를 개발하면 많은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CPU 시장 신규 진입의 장벽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반면 RISC-V는 오픈소스로 개발되고 있는 명령 어셋 아키텍처로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RISC-V는 반도체 업계에 큰 변혁을 가져올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탈(脫) 서방 반도체 설계기술 확보 차원에서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RISC-V 칩 개발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IT 전문매체인 더레지스터(The Register)에 따르면 중국은 ARM 아키텍처를 채택한 칩을 대체할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ARM은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지만 최근 모회사 소프트뱅크가 ARM을 미국증시에 상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에 중국 내에서는 향후 ARM 아키텍처도 미국 제재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FT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면 ARM의 영향력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도 최근 ARM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FT는 중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Risc-V 칩 설계 지원에 나서면 중국 반도체 설계기술이 궤도에 오를 수 있다. 반도체 규제 강화 속에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Twtter 

이번 보도에 대해 엔지니어 겸 투자자인 에릭 슬레싱어(Eric Slesinger)는 "RISC-V 에코시스템의 하드포크로 인해 혁신이 정체되고, 사이파이브(SiFive) 등 RISC-V 개발 업체에 제재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코다십(Codasip)등 유럽에 거점을 둔 RISC-V 개발 기업에는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니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중국산 반도체의 자국 점유율은 15% 미만이었지만 제재 이후인 2021년에는 점유율이 24%까지 상승했다. 또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기업 SMIC(중신궈지)는 인텔조차 양산화에 고전한 7nm 칩 양산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반도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