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게임베리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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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ㅣ국내 게임 시장에서 중소 게임사들의 생존 난이도는 ‘극악’에 가깝다. 개발 신작의 성공 또는 가능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투자가 끊겨 다음을 기약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중소 게임사의 성장 절벽이라는 현 시대에 모바일 게임 ‘김계란 키우기’와 ‘그란젠카’를 선보이고, 연이어 신작 라인업을 준비 중인 게임사가 있다. 그곳은 바로 2021년 10월 게임베리에서 게임 전문 개발 및 퍼블리싱 자회사로 독립한 게임베리 스튜디오다.

김성현 대표가 이끄는 게임베리스튜디오는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들에게는 좋아하는 게임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유저들에게는 지속적 데이터 수집과 소통을 통해 만족도 높은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회사, 직원, 유저의 이익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게임베리스튜디오만의 특별한 전략을 들어봤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게임베리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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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완벽한 게임 보단 만들면서 개선되는 게임 추구

게임베리스튜디오는 하나의 프로젝트에 전력을 다하는 다른 중소 게임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 중이다. 현재 약 30명이 근무 중인 이 회사는 QA, 운영, 그로쓰, R&D라는 4개의 지원조직과 ‘그란젠카’, ‘김계란키우기’, ‘조선좀비’, ‘크로우’, ‘다크나이츠’까지 총 5개의 프로젝트 팀이 존재한다.

30여명의 인력풀로 이 많은 조직을 다 운영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답은 간단하다. 3~5명 내외로 팀 조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단면만 바라본다면 최소한의 인원을 혹사시켜 저품질의 게임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 구성은 게임베리스튜디오는 차별화된 전략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자본과 기술력에서 앞서 있는 대형 게임사와 똑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제작하기 보다는 ‘잘 아는 게임’ ‘함께 좋아하는 게임’ ‘지표로 인정받는 게임’을 만드는 걸 모토로 삼고 게임베리스튜디오만의 스타일 구축에 나선 것.

“우리 회사는 게임 개발에 들어가기 전 2가지 모토를 충족시켜야 해요. 구성원들 중 게임으로 만들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를 직접 기획해야 하기에 ‘잘 아는 게임’이 될 수밖에 없고, 다른 동료들의 공감대를 얻어야 개발을 위한 최소한의 프로젝트 팀을 구성할 수 있기에 ‘함께 좋아하는 게임’이 되는거죠.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보니 개발 시작 전부터 게임에 대한 팀원의 애정도가 굉장히 높아지게 돼요.”

게임베리스튜디오에서는 신작 프로젝트 팀이 구성됐어도 최종 콘셉트가 정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로쓰’ 팀의 최지규 매니저는 “게임 콘셉트 기획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아트팀과 다양한 형태의 시각적 콘텐츠를 만드는 거다”며 “예비 유저들을 대상으로 이 콘텐츠들을 테스트한 뒤 최종 콘셉트를 정하게 된다. 게임은 우리가 만들지만 전체적 콘셉트는 유저의 의견을 반영해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게임베리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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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표로 인정 받는 게임을 위한 ‘그로쓰’의 역할

게임베리스튜디오는 ‘그로쓰’ 팀의 역할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그로쓰’ 팀은 개발, 마케팅 등 타 부서 관계자와 협의 조정을 통해 게임 지속에 필요한 모든 지표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개발 과정부터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데이터를 만들고 유저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게임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로쓰’ 팀에 속한 최지규 매니저는 “내 역할은 게임베리스튜디오와 유저를 잇는 다리이자 컨트롤러가 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게임 출시 전 유저들의 반응을 미리 파악하고, 호감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설문을 진행하고, 게임 출시 후에는 유입과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기획·제안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세하게는 앱스토어에서 보여지는 게임의 썸네일 이미지를 시간, 연령대, 문화, 국적 등에 따라 조정하기도 하고, 목표에 따라 이벤트 혹은 프로젝트의 필요성 및 노출 시간까지 제안한다. 또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성공적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로쓰’팀에서는 게임베리스튜디오에서 출시한 게임의 성공 기준을 무엇으로 판단할까. 최 매니저는 “다운로드 수나 매출이 아닌 리텐션에 주목한다”고 언급했다.

“신작을 출시하며 투자 비용이 얼마이니 이 게임 매출이 얼마가 돼야 한다거나 몇 다운로드는 넘어야 한다는 식의 목표는 따로 없어요. 단 지난 게임들의 마케팅 후 한달간 다운로드 추이와 신작 게임의 흐름을 비교해 평균을 상회하면 게임 확장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죠. '그로쓰' 매니저로서 성공 기준이라고 하면 우리 회사는 D1 리텐션(다운로드 받은 사람들의 다음날 재방문율 나타내는 수치)이 40% 이상 나올 수 있는 게임을 추구하고 있으니 그 이상이면 개인적으로는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게임베리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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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쓰' 매니저가 되고픈 이들을 위한 TIP

게임베리스튜디오에서 그로쓰 업무를 하고 있는 최지규 매니저에게 그로쓰 매니저를 되고자 하는 후배들이 궁금해 할만한 내용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Q. '그로쓰' 매니저가 되려면 어떤 학과를 나와야 하나요

: 사실 학과는 중요하지 않아요. 하는 업무를 보고 통계학이나 빅데이터 관련 학과를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겠지만 저도 문과를 나왔거든요. 특히 요새는 많은 클라우드 플랫폼이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지원해주고 있어서 분석 방법과 활용 영역에 대한 지식을 조금만 쌓으면 그로쓰 매니저로 활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최지규 매니저는 어떻게 '그로쓰' 매니저를 하시게 됐나요

: 그로쓰 팀으로써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건 2021년 8월 김성현 대표가 게임베리스튜디오 대표로 선임되면서부터예요.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그전 회사에서 김성현 대표와 함께 일하면서 그로쓰를 활용한 방법론에 대해 경험해본 적이 있었어요. 지금 여기서도 그 일을 이어가고 있는거죠.

Q. 게임베리스튜디오에서 ‘그로쓰' 매니저가 하는 일들을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려요

: SQL(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활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을 이용한 로그 설계 및 관리 / 데이터 시각화 / 시장 트렌드 및 경쟁사 분석 등의 업무를 해요. 구체적으로 적어본다면 ▲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 유저들의 의견 수렴 및 기호 파악 ▲ 상황에 맞는 지표를 설정해 성장전략 수립 데이터 분석 후 인사이트 도출 및 개선 방향 제안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양한 직군과 대내외 협업 정부지원사업 수행 검색 키워드, 스크린샷 개선 등 유저가 게임을 발견하고 들어올 확률을 높여 유입 촉진 유저 입장에서 인앱/수익화를 개선해 BM접근성과 이용 만족도 높이는 업무 등이 있네요.

Q. '그로쓰' 업무를 할 때 주의해야할 점이 있나요

: '그로쓰'팀이라는 게 게임의 지속에 필요한 지표를 성장시키는 역할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근거로 이벤트나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자주해요. 한 번은 게임 업데이트를 앞두고 어느 것이 적용하는 게 나을지를 두고 토론이 이어져 2시간의 마라톤 회의가 돼 버렸어요. 그런데 그날 회의 주제가 개발자 입장에서는 30분이면 끝나는 작업이었는데 그걸 할지 말지를 두고 우리끼리 긴 회의를 한 거예요. 적용 후 유저의 반응을 보고 결정하면 될 문제를 가지고 사전에 우리끼리 결정을 하려고 시간을 허비한 거죠. 모든 결정은 유저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는 걸 항상 유의하길 바라는 마음에 이야기 드려요.

Q. '그로쓰' 매니저 선배로서 조언을 해준다면요

: 결국은 게임은 개발팀에서 만드는 거고 그로쓰 팀은 게임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역할이잖아요. 그런데 업계에서 종종 데이터 분석을 근거로 업데이트 방향을 개발팀에게 오더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발생하는 걸 봐요. 저희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의견을 전달하는 위치인 거지 유저의 의견을 무기로 개발팀에게 오더를 하는 위치는 아니라는 걸 꼭 유념해야 한다고 봅니다. 룰이 깨지면 결국 문제가 터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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