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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인공지능(AI)은 급격한 기술 진보 속에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 도입되고 있으며, 그 파도는 스포츠 분야까지 밀려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AI가 어떻게 스포츠 분야에 도입·활용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례와 전문가 견해를 정리했다.

선수 입장에서 본인의 몸은 중요한 도구이며, 퍼포먼스 향상을 위한 연습이나 부상 방지는 선수로 활약하는 데 필수적이다. 프로 스포츠팀에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키트먼 랩(Kitman Lab)의 스티븐 스미스 CEO는 "자신의 신체를 비즈니스처럼 여기고 데이터와 정보를 활용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선수들이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선수가 보다 오래 높은 수준에서 뛸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가령 '머스타드(Mustard)'라는 야구 앱은 사용자 플레이를 촬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움직임이 프로선수의 움직임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 분석해 효율적인 동작과 훈련법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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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타드 공동 창립자 겸 CEO인 록키 코리스는 "우리의 앱은 플레이어의 퍼포먼스를 향상시키고 장기적인 부상이나 통증을 유발하는 움직임을 피하도록 설계됐다"고 주장한다. 

컴퓨터 비전과 AI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분석은 골프와 축구 등 야구 이외의 스포츠에도 보급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축구클럽인 리버풀FC는 구글 산하 AI 개발기업 딥마인드와 협력해 전술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선수 부상을 막기 위해 AI 기반의 Zone7 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한 뒤 실제로 선수 부상이 전년의 3분의 1로 줄었다. Zone7 프로그램은 훈련 방법을 조정하고 휴식을 취할 최적의 시간을 제안한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은 뉴저지에 위치한 '4D 모션 스포츠(4D Motion Sports)'의 동작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피로를 추적한다.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단의 스포츠 과학 매니저인 린지 슬레이터는 "선수들의 데이터는 허리에 부착된 작은 단말을 통해 수집됐으며 훈련 후 선수와 코치가 동작 데이터를 수정한다"고 말한다. 

슬레이터 매니저는 "우리는 실제로 점프 이륙과 착지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곳까지 알고리즘을 완성해 점프로 인한 고관절과 몸 중추 스트레스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게 됐다. 하루 중 선수의 각속도가 낮아지고 점프 높이가 낮아진 상황에서의 반복 연습은 만성적인 신체 사용으로 이어져 부상으로 연결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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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플레이어 성능 분석 및 부상 위험 산출에 AI 알고리즘을 도입할 때는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 퍼포먼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몸 상태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나 계약 협상 등 심리적 스트레스, 전날 식사와 같은 다양한 요인이 얽히기 때문에 쉽게 측정할 수 없다.

또 알고리즘 정확도를 진정한 의미에서 체크하기 위해서는 AI가 부상 위험이 높다고 분석한 선수에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 부상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테스트는 윤리적인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 외에도 '선수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누구에게 접속을 허가할 것인가'에 대한 프라이버시 우려도 있다. 현재 미국에는 기업이 선수 훈련 데이터를 수집·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은 없다. 하지만 백악관은 A I기반의 개인 데이터 사용 관리에 대한 규정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 법률로 규제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AI 데이터 분석은 선수의 부상 방지와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뛰어난 선수 발굴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업체 '스킬 코너(Skill Corner)'는 세계 각국의 축구 리그를 대상으로 TV 방송 동영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개인의 퍼포먼스를 측정해 스카우트를 지원한다.

스킬 코너의 총괄 매니저인 폴 닐슨은 AI 알고리즘이 완전히 인간 코치를 대체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한다. 그는 "경기 중 코치는 그 자리에서 직접 냄새를 맡고 느끼고 만질 수 있다. 이러한 의사결정자가 AI의 정보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은 아직은 낮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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