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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침팬지가 상처 치료를 위해 환부에 벌레를 대고 있는 모습을 영장류 학자가 포착했다. 지금까지 침팬지가 약효가 있는 식물을 먹는 모습은 관찰됐지만, 곤충을 사용한 침팬지 개체 간 치료행위 모습이 관찰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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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국제 연구 조직인 로앙고 침팬지 프로젝트(The Loango Chimpanzee Project) 소속 진화 생물학자인 알레산드라 마스카로 박사는 아프리카 가봉에서 침팬지를 관찰하는 중에, 한 침팬지가 작은 벌레를 잡아 상처에 대고 치료하는 듯한 모습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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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카로 박사는 해당 관찰 결과를 팀원들과 공유했는데, 다른 누구도 그런 행동을 본 적이 없고 논문으로도 보고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이후 연구팀이 관찰을 계속한 결과, 다른 침팬지도 정기적으로 같은 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침팬지는 잎에 매달린 벌레를 입술로 잡은 뒤에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벌레를 집어 하루 종일 팔에 난 상처에 문지른 것으로 보고됐다. 

또 15개월의 관찰기간 동안 침팬지는 벌레를 자신의 상처에 문지를 뿐 아니라 다른 침팬지의 상처 치료를 위해 건네거나 상대의 상처를 치료하는 등의 사회적인 행동도 확인됐다. 

아래 영상은 암컷 침팬지가 아들 침팬지의 다리에 난 상처를 벌레를 문질러 치료하는 모습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g2Z1U_mqsqo

지금까지 침팬지와 보노보가 약용 식물을 삼켜 기생충을 구충하는 모습은 확인됐지만, 곤충으로 외상을 치료하는 모습은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마스카로 박사는 "곤충 종류는 특정되어 있지 않지만, 항염증성 및 소독·살균 작용이 있는 종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야생 침팬지에 관한 연구가 수십 년에 걸쳐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예기치 않은 행동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고 언급했다. 

향후 연구팀은 침팬지가 상처 치료에 이용한 곤충에 대한 생물학적 분석을 통해 실제로 약효가 있는지, 단순한 무리 내 문화인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로 상처를 치료해 주는 침팬지의 사회적 관계에 대해서도 추가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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