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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어린 시절을 어떠한 환경에서 보냈는지가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앞선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하지만 부모로부터 아이에게 계승되는 '유전자'가 인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최근 교육 수준·직업적 지위·수입에 유전적 차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핀란드 투르크 대학의 자니 에롤라(Jani Erola) 교수 연구팀은 1975년부터 1986년까지 태어난 6529쌍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교육 수준·직업적 지위·수입의 차이가 유전적인 차이와 어느 정도 관련되어 있는가?" "유전적 영향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달라지는가"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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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대상의 데이터에는 쌍둥이가 28세가 되기까지의 각각의 교육 수준, 30세 시점의 직업적 지위, 32~36세의 수입이 포함됐다. 또 연구팀은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고려하기 위해 분산분해를 이용했다.

분석 결과 확인된 사실은 크게 구분해 5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교육 수준·직업적 지위·수입 가운데 유전적 영향이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 것은 '교육 수준'이었고, 반대로 영향이 작았던 것은 '수입'이었다.

둘째, 연구대상 중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유리하다'라고 분류된 그룹은 모든 항목에서 유전적인 영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셋째, '유전적 차이가 아이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가 여부는 '부모가 사회 경제적으로 유리한 상황일 때 아이가 몇 살이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가령 매우 어린 시절 부모가 부유하더라도 아이의 장래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넷째, 역시 '시기'에 관련된 것으로 '부모의 사회 경제적 상황'이 '유전적 차이'에 가장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교육 수준·직업·수입 가운데, 시계열적으로 빠른 교육 수준이다. 

직업적 지위는 사회인이 되기 전 교육 수준에 좌우된다고 여겨지고 있다. 교육 수준 및 직업적 지위와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수입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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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인 '공유환경'은 인생의 교육수준・직업적 지위・수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가정 이외의 환경인 '비공유환경'의 영향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적으로 유리한 가정의 아이는 비공유 환경의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 

*공유 환경이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양육방식 등과 같이 같은 가정환경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이 공유하는 경험을 의미한다. 
*비공유 환경이란? 공유환경과는 달리 서로 다르게 경험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상호작용, 친구, 선생님, 학교 등이 비공유 환경에 해당한다. 

사회적 불평등에 있어서의 유전적 배경은 별로 연구되지 않은 분야지만, 아이가 가정·유전자·성장 환경 등에 영향을 받는 것은 확실하다. 에롤라 교수는 "유전자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사회적 불평등 개선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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