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ES2022 홈페이지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정보기술(IT)·가전 분야 혁신의 장으로 불리는 'CES 2022'가 5∼7일(현지시간) 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소비자기술협회) 주관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했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장에는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관람객들로 북적인다. 코로나19 이전에 열린 마지막 행사인 2020년 1월에는 약 17만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가상 전시관 형태로 온라인상에서 막을 열었고, 올해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역시 규모가 크게 줄었고 행사 기간도 4일에서 3일로 단축됐다. 구글·아마존·제너럴모터스(GM)·인텔·AT&T·틱톡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도 대면 행사를 취소했다. 

그럼에도 CES는 매년 IT·전자 부문 기술 트렌드를 앞서 소개하는 세계 최대급 가전 박람회인 만큼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CTA는 전 세계에서 2천100여개 업체가 참가하며 관람객이 최대 7만5천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SK하이닉스·SK텔레콤 등이 부스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인 400여개 기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 CES는 어떤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등장할까? 주목할 3가지 포인트를 소개한다.

◆ 우주·농업·메타버스 등 신분야 조명  

CES 2022의 새로운 분야 중 하나는 스페이스 테크(Space Tech)다. 현재의 글로벌 우주 경쟁이 방아쇠가 되어 새롭게 등장했다.

민간 투자가 잇따르고 블루 오리진이나 스페이스X 등이 관심을 받으면서 출전 기업의 폭도 넓어졌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물자를 운반하는 보급선을 제조해 온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Corporation) 자회사인 시에라 스페이스(Sierra Space)부터 개인용 무중력 체험 공간을 제공하는 제로-G(Zero-G)까지 폭넓다.

또 이번 CES에서 새롭게 등장한 분야로 농업도 꼽힌다. 완전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인 존디어를 비롯해 식물성 대체육을 제조하는 식품 제조사도 등장했다. 

또 이번 CES에서는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메타버스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팬데믹 위기 속에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펼쳐진 이번 CES 자체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보다 몰입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모빌리티' 연출 이미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현대자동차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가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된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 등을 통해 인간의 이동 경험 영역의 확장과 궁극적인 이동의 자유를 구현하기 위한 미래 로보틱스 비전을 공개했다. LG전자도 오프라인 부스에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제품 체험과 볼거리를 선보인다.

◆ 진화한 디스플레이 VS 정체된 PC

CES 2022에서는 전반적으로 더 크고 밝아진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다. 기존 LED 기술을 이용한 디스플레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모두 기술 혁신을 이룬 덕분이다. 

올해는 뛰어난 백라이트 시스템이 저가격 TV에도 보급된다. 코로나 여파로 신작 영화를 집에서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삼성·LG·소니·VIZIO·TCL 등은 대형 디스플레이로의 이행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QD-디스플레이’를 이번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던 OLED TV 시장이 경쟁 구도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QD-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에 무기물인 퀀텀닷(QD·양자점) 물질을 입힌 것이다. 

CES 2022 삼성전자 부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삼성전자

고화질 8K TV는 지난 몇 년간 CES에 등장했지만 올해 역시 아직 주류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가격이 높고 8K 콘텐츠도 충분히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택근무로 인해 PC 수요가 높아졌지만, 올해는 PC 마니아에겐 유감스러운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PC 관련 최대의 뉴스는 인텔의 차세대 저전력 칩을 탑재한 디바이스가 늘어난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세계적인 공급망 문제 속에 PC 시장 자체가 비교적 성숙했기 때문에, 시급한 과제는 기술 진보가 아닌  충분한 대수의 PC를 생산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 인공지능(AI)과의 융합 

지난해 모바일 관련 초점은 모든 가격대의 스마트폰에 5G 통신 기술을 탑재하는 것이었지만 2022년은 모바일용 칩과 머신러닝·AI 융합이 주목받고 있다. 

가령 퀄컴은 최근 차세대 칩셋의 일부로 카메라 기능을 비롯한 몇 가지 매력적인 AI 기능을 발표했다. 이번 CES에서 반도체 제조사는 다양한 머신러닝과 AI 기능을 어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령 자연언어 처리를 응용해 스마트폰 메시지의 '분위기'를 해석해 중요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우선순위를 올리는 기능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목소리를 분석함으로써 우울증 및 기타 건강 문제를 이론상 특정할 수 있는 기능도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헬스케어 분야도 주목받고 있다. 헬스케어 기업 애보트의 로버트 B. 포드 회장은 6일 '헬스케어에서의 기술 혁명이 환자의 삶을 개선하는 방법'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등단한다. CES에서 헬스케어 기업이 기조연설 메인 무대에 등장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당뇨 관리 스마트워치 '스캔워치'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위딩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료기기로 승인한 위딩스(withings)의 당뇨 관리 스마트워치 '스캔워치(ScanWatch)'등 최신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도 공개된다. 의료 데이터를 1차 의료기관과 공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도 늘고 있다.

한편, CTA의 스티브 코니그는 리서치 수석부사장은 "CES는 혁신의 글로벌 무대"라며 "테크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는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며, 프리미엄 브랜드와 프리미엄 경험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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