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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술을 마시면 쉽게 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자리에 끝까지 남아 가장 많이 마셨는데도 의식이 뚜렷한 상태가 이어지는 사람도 있다. 알코올 내성이 높은 사람의 체내 메커니즘은 무엇일까? 

알코올 내성이 높은 사람은 ▲'알코올을 많이 섭취해도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혹은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아져도 신체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와 관련해 "알코올을 매일 섭취하는 사람은 간이 비대해 정상적인 간을 가진 사람보다 많은 양의 알코올을 처리할 수 있다"거나 "알코올을 매일 섭취하는 사람은 알코올에 심리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설명이 붙는 것이 일반적이다. 

면역 질환을 연구하는 트레버 클레이(Trevor Klee) 박사는 "이러한 설명은 정확하지만, 전부는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널리 알려지지 않은 알코올 내성을 높이는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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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가 0.4%를 넘으면 사람은 의식 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알코올을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사람 중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1%를 넘어도 자동차 운전에 충분한 의식 수준을 유지하기도 한다. 

클레이 박사에 따르면, 1% 이상의 혈중알코올농도에서도 높은 의식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비대한 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는 알코올 내성이 높은 사람의 뇌세포가 알코올에 내성을 갖도록 변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알코올 내성이 높은 사람의 뇌세포에서는 칼륨 농도를 조절하는 칼륨 채널(potassium channel)의 일종인 'BK 채널'의 β 서브 유닛 부위에 변화가 생긴다는 사실이 과거 연구로 밝혀진 바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알콜리즘(Alcoholism)' 저널(2007)

일반적으로 사람이 알코올을 섭취하면 뇌와 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NMDA 수용체' 기능이 약해져 의식 수준이 저하되지만, BK 채널에 변화가 생긴 사람은 NMDA 수용체 작용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일상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 중 일부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아져도 의식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클레이 박사는 설명했다. 

클레이 박사는 "BK 채널의 β 서브 유닛에 변화를 주는 유전자를 특정하면 알코올 내성의 발달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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