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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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리고 우리는 누구인가? 또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지금은 세상을 떠난 미국의 천문학자이며 기상학자인 칼 세이건(Carl Sagan)은 그의 저서 ‘코스모스(COSMOS)’를 통해 세 가지 질문을 남겼습니다.

그의 세 가지 질문 중 첫 번째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는 태초 빅뱅(Big Bang) 이후 파생된 우주 물질에서 탄생했다는 사실과 함께 두 번째 질문인 ’우리는 누구인가?‘에서 이 세계를 이해할 줄 아는 방식으로 진화한 존재면서 코스모스 전체 속에서는 티끌만도 못한 존재라는 사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질문인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는 어쩌면 인류는 더 이상 지구에서 살지 못하고 제2의 삶의 터전으로 또 다른 행성을 찾아야 할지 모르며 그 과정에서 외계 생명체와 조우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칼 세이건의 책 코스모스는 인류가 생존하고 있는 지구 외에도 또 다른 행성에서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고 인류는 멀지 않은 미래 그 외계 생명체와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인류가 지금과 같이 지구의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지속하면 끝내 지구가 멸망하고 인류는 지구를 떠나 또 다른 행성으로 옮겨야 한다는 상상력을 이 책에 집대성했습니다.

지난 1976년 사상 최초로 화성의 지표면 모습을 전송한 NASA의 화성 탐사선 바이킹 계획을 지켜본 칼 세이건은 같은 해 공영방송 PBS를 통해 13부작에 달하는 과학 다큐멘터리 제작에 나섰고 1980년 9월 28일 ’코스모스‘라는 제목으로 전 세계 60개국에서 방영,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가 아닌 또 다른 행성을 주제로 제작된 다큐멘터리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코스모스는 책으로 출간됐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천문학에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행성의 진화생물학과 내용에 따라 역사학, 과학자 이야기, 미래학, 그리고 지구를 위협하는 기후학 등 다양한 학술적인 주제들이 축적됐습니다.

다큐멘터리와 책을 통해서 인류에게 미래 새로운 행성으로 이전과 함께 인간과 같은 혹은 인간 보다 훨씬 우수한 지적 수준의 생명체와 조우를 설계한 칼 세이컨의 무한 철학적인 책 ’코스모스‘는 다큐멘터리 첫 방송 이후 19년이 지난 1997년 영화 ’콘택트‘로 찾아왔습니다.

원작 칼 세이건의 동명 작품인 영화 ’콘택트‘는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에서 일했던 원작자 칼 세이건의 배경을 그대로 옮겨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화는 일종의 외계 문명과 조우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인류에게 묻고 있습니다. 단순한 지적 호기심을 넘어 과학적, 정치적, 종교적인 관점에서 각기 다른 인물들이 외계 문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상세하게 표현한 영화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영화 콘택트의 주인공 ’엘리(조디포스터)‘는 과학적인 호기심으로 미지의 세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주관이 뚜렷하고 용기 있는 과학자입니다.

엘리는 천체관측소에서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지적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는 원작자 칼 세이건이 실제 근무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엘리는 그 방면의 연구에 매달려 일류 과학자가 되지만 그녀의 지나치게 편향적인 태도는 주위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는 일주일에 몇 시간씩 위성을 통해 외계 지능생물의 존재를 계속 탐색합니다.

연구를 넘어 집착에 가까운 엘리의 행동을 보며 사람들은 그녀의 연구를 과학이 아닌 공상이라고 비하했고 연구를 지원했던 대통령 과학고문마저 엘리의 연구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정부의 지원금이 끊기면서 연구 중단 위기에 놓인 그녀 앞에 글로벌 기업 해든 그룹이 지원에 나섰습니다. 그렇게 민간 기업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지속한 지 4년이 지난 어느 날 베가성(거문고자리)의 신호를 받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소수로만 이루어진 신호는 우연으로 생길 수 없으니 외계 신호가 확실했습니다. 전 세계가 들썩였고 엘리가 일하는 연구소 인근에는 사람들이 모렸고 지구의 말세라고 주장하는 광신도까지 몰려들게 됩니다.

이 영화는 중반부까지 주변의 외면과 비난, 지원금 중단에도 연구에 대한 과학자의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외계인과의 조우를 극적으로 보여주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종교, 정치적인 속물적인 색채도 강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인류와 외계인, 그리고 인류의 내면을 철학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외계의 전파를 분석하며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인류는 ”내가 지구에 신호를 보내는 외계인이라면“하고 스스로 가정을 합니다. 그 가정은 늘 정답을 찾아내는 힌트가 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영화 ’콘택트‘는 지구의 인류가 외계인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외계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주는 광활하다. 만약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이는 엄청난 낭비다.“ 영화 ’콘택트‘에서 주인공 엘리 애러웨이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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