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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글로벌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델타 변이의 확산 속에 연이어 연장되고 있다. 회사의 사무실 복귀 추진에 재택근무의 장점을 이유로 반발하거나 퇴사를 선택하는 직원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IT업계는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시점을 내년으로 또다시 연장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의무화 혹은 강제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접종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 애플,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 '자기보고' 요구 

"애플의 코로나19에 대한 지원은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우리의 주요 초점은 팀 구성원과 그 가족·친구·지역 사회 전체를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애플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

애플이 사무실 복귀 시점을 앞두고 미국 내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여부에 대한 자발적인 보고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건강하고 안전한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접종 여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며 9월 17일까지 미국에 사는 모든 직원에 대해 백신 접종 상황을 자발적으로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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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전부터 캘리포니아·워싱턴·뉴저지에 거주하는 직원에 대해 국가 규정 준수를 위해 비슷한 보고를 요구한 바 있으며, 최근 요청 대상을 미 전역으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금까지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지는 않았으며, 애플 스토에서 일하는 직원에 대해 "백신 접종 자격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접종을 권장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을 뿐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7월 29일 "우리는 매일 상황을 감시하고 있으며 예방 접종이 정답인지 결론지을 예정"이라고 언급한바 있다. 

그러나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 백신을 정식 승인하고, 내년 1월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앞두고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미 주요 기업, 사무실 복귀 내년으로 연기

이 같은 움직임은 애플 뿐만이 아니다. 최근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아마존·페이스북·구글 등 실리콘밸리의 IT 공룡들은 연이어 내년 1월로 사무실 복귀 시점을 늦추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JS)은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미국 기업의 재택근무가 2년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재택 근무가 길어질수록, 사무실 복귀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애플은 직원에게 9월부터 주 3일 사무실 출근을 요청했지만,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들의 큰 반발로 체제 전환을 2022년 1월까지 연기한 바 있다. 애플은 복귀 시점을 당초 9월로 예고했으나 델타 변이로 10월로 늦췄다가 내년으로 재차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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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 역시 8월 31일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시점을 내년 1월 1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복귀 시점을 9월 1일로 정한 뒤, 델타 변이발 확진자 급증에 10월 18일로 연기한 바 있다.

앞서 구글은 직원 60%가 일주일에 최소 3번 사무실로 출근하는 근무정책을 도입을 추진해 왔다. 사무실 복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구글은 직원들의 영구적 재택근무 혹은 사무실 위치 변경 등의 신청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포드 자동차가 10월로 예정됐던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시점을 내년 1월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혔고, 차량공유업체 리프트도 내년 2월로 연기했다. 

한편, 페이스북과 구글 등은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애플과 같은 백신 압박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델타항공은 직원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다양한 불이익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델타항공 직원들은 매달 200달러의 추가 건강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며,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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