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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8월 25일(현지시간) 거래처를 대상으로 반도체 가격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품귀로 인한 가격 상승이라고는 해도, 단일 인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인상 폭인만큼 애플과 엔비디아를 비롯한 많은 기업의 완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울러 삼성전자·DB하이텍· UMC 등 국내외 파운드리 업체들도 시점과 인상 폭을 두고 눈치싸움에 돌입했다. 

인상된 가격이 적용되는 시기는 올해 하반기~2022년 초반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관계자에 따르면 TSMC는 아이폰 등에 탑재되는 7nm 이하 공정으로 제조되는 반도체 가격을 최대 10%, 자동차 등 16nm 이상의 공정으로 제조되는 반도체 가격을 최대 20% 인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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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은 TSMC의 최대 고객인 애플을 비롯한 휴대폰 제조사와 제너럴 모터스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미디어 맥루머(MacRumors)는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수급난과 원가 인상이라는 이중고 속에 가격 상승을 우려했다.

애널리스트들은 TSMC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나는 가격 상승으로 수요를 낮춰 TSMC 반도체가 필수적인 고객에게만 공급하는 것. 다른 하나는 장기적으로 TSMC의 수익률을 높여 공장 증설 등 투자 자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즉 설비 투자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파운드리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 개선 채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차세대 5nm 프로세스와 3nm 프로세스의 반도체 생산을 2022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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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증권사 국금증권(Sinolink Securities)의 앤드류 루 애널리스트는 "TSMC는 엄청난 예산을 최첨단 반도체에 지출했다. 반도체 가격 인상을 통한 설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TSMC는 이미 2020년 가을~2021년 봄에 걸쳐 10% 이상 인상을 단행했으며 올해 2분기(4월~6월) 결산에서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19억 3200만달러라고 밝혔다. 

증권사 번스타인 리서치(Bernstein Research)는 이번 반도체 인상은 전체 매출을 10%~15% 끌어올릴 것이며, 그 결과는 2022년 1분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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