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물리학을 전공한 전직 NASA 로봇 공학자이자 웹툰작가가 정리한 기상천외한 주제의 질문과 유쾌하게 풀어낸 참신한 답변으로 가득한 책, 바로 오늘 소개할 '위험한 과학책'이다. 

- 지구가 자전을 멈추면? 
- 70억 명이 다 함께 점프하면?
- 세상에 소울메이트가 1명뿐이라면?
- 바다에 구멍이 난다면?
- 인체에서 DNA가 사라지면?
- 원소 벽돌로 주기율표를 만든다면? 
- 모든 응시생이 시험을 찍는다면? 

이 책은 랜들 먼로가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독자들이 보내온 이러한 엉뚱한 질문들에 과학적으로 '성심성의껏' 답변한 내용을 엮어서 출간한 책이다. 이미 전 세계 27개국 독자들에게 100만 권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궁금증이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결론을 굳이 이렇게까지 풀어내야 하나라는 의구심이 들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서술 방식에 끝까지 오랜만에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다.

책을 접하고 표지를 넘기면 먼저 예사롭지 않은 <경고> 문구가 나온다. 

이어 나오는 범상치 않은 질문 목록 중에 하나를 소개하면 "모든 응시생이 시험을 찍는다면?"에 대한 그의 답변은 "현재 생존한 모든 미 대통령과 미드 <파이어플라이> 주요 출연진 모두가 같은 날 번개에 맞을 확률보다도 적다"는 것이다. 

"모든 수험생이 컴퓨터를 이용해 하루에 100만 번씩, 50억 년 동안 매일 시험을 치른다고 해도, 그들 중 1명이라도 수학 과목 하나라도 만점을 받을 확률은 0.0001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엉뚱하지만 궁금한 질문에 대한 기발한 해답이 이 책에 가득하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이 더해져 오늘날의 과학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처럼, 작가는 해괴하다며 지나칠 수 있는 다양한 상황 속 기발한 질문에 고민을 녹여 자신만의 답변을 제시한다. 

(내용 중에서....)

"옥스퍼드 대학의 클라렌든 연구소에 가면 1840년부터 계속 울리고 있는 종이 하나 있는데요. 배터리로 가동되는 종이랍니다. 이 종은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소리로 울리기 때문에 추가 움직일 때마다 극히 적은 전기밖에 먹지 않아요. 그런데 이 종이 무슨 배터리를 사용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걸 알아내려면 일단 종을 분해해 봐야 하는데 아무도 그러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p101)
"전 세계 육지를 균등하게 나눠 갖는다면 우리는 각자 2헥타르가 약간 넘는 땅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과는 77미터 정도 떨어지게 되는 거지요"(p169)

위험한 과학책에서 작가는 이런 말을 한다. 

"멍청한 질문은 없다라고들 합니다. 그건 틀린 말이예요. 하지만 멍청한 질문에 제대로 답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결국에는 꽤나 흥미로운 곳에 도달할 때도 있더라고요" 

사실 이 책은 정통의 과학서적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드도 좋아하지 않는 기자에게는 간혹 미국식 개그 코드가 와닿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책 전반적으로 위트가 곳곳에 스며들어 흥미로웠고 저자의 답변은 해박한 지식이 녹아들어 가볍지만도 않았다. 

지금까지 과학을 무겁고 어렵게만 여겨 왔다면, 궁금했지만 과학적으로 입증할 생각은 하지 못했던 주제들이 궁금하다면 '위험한 과학책'과 함께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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