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10일(현지시간) 2기 행정부 재무부 장관에 제이콥(잭) 류(Jacob Lewㆍ57ㆍ사진) 비서실장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와의 ‘재정 절벽(fiscal cliff)'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예산전문가인 류 실장을 최종 낙점했다고 전했다.



류 실장은 빌 클린턴 및 오바마 행정부에서 두차례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국장을 맡아 예산의 세부 항목까지 꿰뚫는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 ‘잭'으로 불리는 류 실장은 하원 보좌관, 뉴욕대 최고운영책임자(COO), 씨티그룹 이사 등을 지냈으며 지난해 1월 윌리엄 데일리 비서실장 후임으로 백악관의 안방살림을 맡아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계인사 영입과 내각구성의 다양성 확대 취지에서 흑인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의 케네스 체놀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도 검토했으나 결국 재정절벽 협상을 완전히 끝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류 실장이 엄격하고 비타협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공화당이 예산 삭감 등에서 양보를 얻어내기를 기대하는 향후 재정절벽 2차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과 의회는 연초 합의를 통해 재정절벽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으며 국가예산 자동감축을 뜻하는 '시퀘스터(sequester)'와 국가부채한도 상향조정 협상은 일단 미뤄놓았다.공화당은 예산삭감 및 채무상한 재조정, 각종 공제혜택 개혁 등을 연계해 협상한다는 입장인 반면 오바마 행정부는 이들 현안을 분리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는 16조3,940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말 법정상한에 도달했으며 재무부가 특별조치를 통해 2,000억달러를 더 동원한 상태다.

임시방편으로 마련한 이 돈도 다음달 15일에서 3월1일 사이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의회가 백악관 및 행정부와 협의해 부채한도를 올려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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