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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가상화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시장 광풍을 이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변심'으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을 중단한다며 폭탄선언을 하고, 하루 만에 도지코인 거래 효율성 향상을 위해 개발자들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 머스크, 비트코인 결제 중단 직후, "도지코인 잠재적으로 유망"

머스크 CEO는 12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을 사용한 테슬라 차량 구매 결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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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테슬라는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 사실을 밝히면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결제 중단의 배경으로 환경 문제를 거론하며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위한 화석 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인지 머스크는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더 이상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4월에 발표한 2021년 1분기 수익 보고서에서 총 2억7200만달러(약 3022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도했다고 발표하면서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테슬라는 2월 회사 현금 보유액의 7.7%에 해당하는 약 15억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해, 매도를 통해 1억100만달러(약 1122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비트코인의 대표적 낙관론자였던 머스크가 비트코인이 고점일 때 팔아치워 이익을 실현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결제 중단을 선언하자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갑자기 환경을 생각한 결정이라는 것을 과연 신뢰할 수 있겠냐"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비트코인 채굴과 관련된 기후 문제는 비밀이 아니다"라면서 전력소비 문제를 방패로 내세운 데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CNN방송 역시 "비트코인을 수개월 동안 과대 홍보해온 머스크가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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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돌발 발언에 가상화폐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머스크 쇼크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들은 일제히 10% 안팎의 하락률을 보였다. 비트코인은 하락 폭은 줄였지만 14일 오전 기준(한국시간) 5만 달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시장에선 비트코인에 이어 도지코인을 띄우고자 하는 머스크의 전략이란 분석도 나왔다. 머스크는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이는 잠재적으로 유망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상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긴 지 하루 만에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 개선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을 대신해 이번엔 도지코인을 띄우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은 시총이 1조 달러에 달하지만 도지코인은 14일 기준 시총이 630억 달러로 머스크가 시장을 흔들 수 있다. 

실제로 이 소식이 전해지자 12일 비트코인 결제 중단 선언으로 급락했던 도지코인은 급반등하고 있다. 14일 오전 9시30분 기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도지코인은 전일대비 20% 이상 폭등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 위기의 테슬라...온라인에선 불매 운동까지 

한편, 일련의 과정에 큰 분노를 느낀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불매 운동에 나섰고, 테슬라 주가도 출렁였다. 이번 주에만 4거래일 연속 하락해 13일(현지시간) 기준 전일 대비 3.09% 하락한 571.6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7일 종가(672.37달러)와 비교하면 14.9% 하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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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 매체 마켓워치는 테슬라 주가가 약 1년 2개월 만에 200일 이동평균선(582.60달러)을 밑돌았다고 보도헀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머스크의 변심에 대한 비판과 함께 테슬라 차 불매를 의미하는 '돈트 바이 테슬라(Don't Buy Tesla)' 해시태그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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