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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수면 부족은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철야한 사람 수준으로 인지 능력이 떨어지거나, 삶의 만족도가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데이비드 제임스 로버트슨 박사가 '수면 부족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견해를 호주 온라인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11일(현지시간) 기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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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수면 부족과 건강의 관계'에 대한 다수의 과학적인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수면 부족은 심장 질환·뇌졸중·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을 악화시키고 면역력을 저하시킨다는 등의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수면 부족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소수의 과학적 조사밖에 이루어지지 않아, 로버트슨 연구팀은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2019년 국제학술지 ‘영국건강심리학저널(British Journal of Health Psychology)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British Journal of Health Psycholog

실험은 만성 불면증 진단을 받은 실험 참여자 23명과 수면 장애가 없는 참여자 23명의 집중력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두 그룹은 수면 상태를 수시로 체크 할 수 있는 검사실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저녁 주의력 테스트로 집중력을 측정했다.

이번 조사의 주의력 테스트는 다음 사진과 같이 원형으로 배치된 문자 중에서 원 바깥쪽에 나타나는 여러 문자를 무시하면서 목표 문자(X 또는 N)를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다. 또 주간 작업에 필요한 다양한 수준의 집중력을 반영하기 위해 ▲초급 ▲중급 ▲고급의 3단계 난이도로 테스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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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전날 숙면을 취한 참여자에 비해 불면증인 참여자는 작업에 집중하거나 원 밖의 알파벳을 무시하는 것에 어려움을 보였다. 또 극심한 만성 불면증인 경우, 작업 집중 및 목표 문자를 찾는 것이 불가능했다. 

어떤 일에 집중하느라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처럼, 인간의 인지 기능에는 "집중하는 동안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청각 정보·시각 정보 등은 무시한다"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로버트슨 박사의 실험에 따르면, 불면증인 사람도 이러한 메커니즘이 작동하기는 했지만, 일반인에 비해 주의력 산만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면 부족이 환경 내의 어떤 요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담당하는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로버트슨 박사는 "불면증 치료가 집중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실험을 통해 객관적 측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일을 하거나 운전을 할 때 수면 부족의 위험성을 자각하고 가능하다면 적절한 시간에 취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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