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례 실패 뒤 '화성 이주' 향한 진일보
NASA와 달착륙선 계약에도 유리한 입지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스페이스X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스타십이 정상적으로 착륙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가 설립한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차세대 유인우주선 '스타십(Starship)' 시험 발사 후 착륙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4번의 연이은 착륙 실패를 거쳐 이룬 첫 성공이다.

화성 탐험을 목표로 시제품 형태로 제작된 스타십은 5일 6시24분(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기지를 출발한 뒤 다시 선 채로 착륙했다. 목표 고도인 10㎞ 상공에 올라간 뒤 엔진을 끄고 수평 하강을 시작해, 지표면 근처에서 다시 엔진을 가동한 뒤 수직 방향으로 돌아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발사에서 착륙까지의 과정 전체는 총 6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앞서 스타십은 작년 12월과 올해 2월에 각 한번, 3월에 두 번 진행된 발사 시험에서 비행과 착륙 과정에서 폭발한 바 있다. 1·2차 시험은 경착륙으로 인한 폭발이었으며, 올해 3월 진행된 3차는 착륙한 이후 폭발했으며 4차 때는 공중에서 폭발했다. 

다만 이번에도 착륙 직후 작은 불길이 번지는 사고로 물대포로 불을 끄는 소동이 벌어지는 등, 완벽한 성공이라고는 할 수 없다. 스페이스X의 방송을 중계한 존 인스프러커는 "메탄 연료를 사용하는 만큼 드문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머스크 CEO는 그동안 우주 진출, 특히 화성에 대한 야심찬 포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는 2024년 승객 100여 명을 태운 화성 여행을 시작으로 최종적으로 50년 내에 100만 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는 원대한 ‘화성 이주 프로젝트’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의 꿈을 실현시킬 우주선이 바로 '스타십'이다. 

따라서 이번 시험 성공은 스페이스X가 재활용이 가능한 우주 탐험선 제작에 일정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의미와 더불어 화성에 인류를 이주시킨다는 계획에도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머스크 CEO는 화성 도시 건설에 스타십 1000척과 약 2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타십의 목표는 하루에 최대 3회·연간 약 1000회 발사, 연간 1000만 톤 이상의 사람과 물자를 우주로 나르는 것이다. 계획이 성공한다면 화성 도시건설에 총 20년 정도가 소요될 전망인데, 이는 지구에서 화성에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데 적합한 행성 배열이 2년에 한 번이기 때문이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스페이스X

스페이스X는 4차례에 실패 이후 이번 시험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낼 때 스타십 기종 중 하나를 쓰기로 하고 약 28억 9천만 달러(약 3조 2천500억 원) 규모의 달 착륙선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 베이조스 회장이 설립한 민간회사인 블루오리진을 비롯해 다이네틱스 등 경쟁업체의 항의로 이 계획은 보류된 상태다. 

만일 스페이스X가 NASA와 계약에 성공하면 스타십 계획은 머스크의 '원대하지만 개인적인' 꿈에서 국민 세금이 투입돼 검증을 받는 '실질적 프로젝트'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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