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편도체 지속성 길면 부정적 감정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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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처럼 인생에는 해가 뜨는 날이 있으면 비가 오는 날도 있고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속상한 일이 있어도 바로 털어내는 반면, 좀처럼 기분을 전환하지 못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오래 이어지는 부정적인 기분의 원인 중 일부가 새로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마이애미 대학 연구팀은 "뇌의 일부가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스트레스를 경험했을 때 편도체가 반응하는 방법이 사람의 장기적인 행복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신경과학회(society for neuroscience, SFN)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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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감정의 지속 여부는 개인차가 크다. 실수로 커피를 쏟고도 동료와 상쾌하게 인사를 나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며 종일 투덜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의 지속 용이성과 전체적인 행복도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다. 

이에 마이애미 대학 연구팀은 1990년대에 시작된 종단적 연구인 'MIDUS(Midlife in the US)' 프로젝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을 실시했다. MIDUS는 미국인 수천 명을 대상으로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조사한 것으로, 여기에는 심리적 안녕감 척도인 '심리적 웰빙'(psychological well-being; PWB) 측정도 포함돼 있다. 

MIDUS 실험 참여자들은 심리적 웰빙과 관련된 설문 조사에 응답했으며, 약 1주일에 걸친 전화 조사에서 '그 날에 경험한 스트레스' 및 '긍정 혹은 부정적인 감정'을 보고했다. 또 일부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술(fMRI)을 통해 긍정·중립·부정 이미지를 각각 60장씩 볼 때의 뇌 활동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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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조사에 참여한 52명의 데이터를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감정 처리와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뇌 편도체의 활동이 일상생활의 부정적인 감정과 심리적 웰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폭력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볼 때 왼쪽 편도체에서 보이는 반응이 긴 사람일수록 부정적인 감정을 기억하기 쉽고 심리적 웰빙도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볼 때 스트레스 반응이 지속되기 어려운 사람일수록 일상생활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기가 더 쉽고, 장기적 행복감도 높았다.

결국 이러한 차이가 어떤 사람은 한잔의 커피가 하루를 망치게 놔두고 어떤 사람은 별로 개의치 않는 이유라는 것. 

편도체는 불안과 공포에 반응하는 정신 상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편도체의 능력에는 일종의 '파급 효과'도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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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편도체의 지속성이 높은 사람이라면 위험을 감지했을 때 부정적인 감정이 증폭되고 오래 이어지며, 그 뒤에 벌어질 위협과 상관없는 일까지 부정적 영향을 받기 쉽다"고 지적한다. 

논문 대표 저자인 니키 푸세티(Nikki Puccetti) 박사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뇌가 가진 부정적 자극의 지속성 여부로 일상의 감정적 경험을 더 부정적으로 느끼는 경향이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의 일원이자 마이애미 대학 심리학 교수인 애런 헬러(Aaron Heller)는 "부정적인 경험이 다른 사건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개인 간 감정과 행복의 차이 등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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