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장서연 기자] "만나게 될 사람들은 반드시 만나게 된다고 들었어요. 전 그걸 믿어요." (영화 '접속' 수현의 대사 中)

어느 날 우연히 찾아온 채팅 대화상대. 기본적인 안부를 묻고 순수한 의도로 대화를 하던 두명의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알아가며, 이를 보듬어 주고 서로를 치유해준다.

지금 시대에서 바라보면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느껴지지만 영화가 만들어졌들 당시만 해도 신선한 연출에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컴퓨터로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였다. 지금이야 서로가 너무나 쉬운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채팅'이라는 디지털 매개체를 이용한다는 것 자체가 과히 획기적이였던 영화 '접속'을 소개한다.

1997년에 개봉된 영화 '접속'에서 두 주인공 동현(한석규)과 수현(전도연)은 각기 다른 사랑의 아픔을 간직하고 그 상처로 괴로워했다.

친구의 애인을 짝사랑하는 수현(전도연)은 짝사랑남의 마음을 얻기위해 노력해보지만 마음을 완전히 얻을 수 없어 비정상적인 사랑을 키울 수 밖에 없었고, 동현(한석규)은 갑자기 떠나버린 옛사랑을 잊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직장동료의 대쉬를 받으며 원치않는 삼각관계로까지 이어진다.

간절히 원하지만 닿을 수 없는 그 마음, 그토록 원했던 접촉이지만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못할때의 좌절감, 잡고 싶지만 잡을 수 없는 아픔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전해져 온다.

그렇기에 잠시 자신의 고민을 덜어낼 탈출구로 서로 모르는 상대와 가벼운 채팅으로 마음을 털어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어느덧 두 사람은 서로에게 빠져들며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데일리포스트 = 이미지 제공 / 영화 '접속'
ⓒ데일리포스트 = 이미지 제공 / 영화 '접속'

"삶은 때로 먼 길을 원한다."

영화 첫 머리에 라디오 DJ의 나레이션으로 나오는 대사다.

두 주인공도 서로의 얼굴을 알지 못했기에 마주쳤더라도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인연이 언젠가는 돌고 돌아 나에게 소중한 인연으로 다가 올지도 모른다.

두 사람은 결국 만나기로 약속하지만 동현이 망설이게 되고 그저 수현을 지켜만 본다. 수현은 끝내 동현이 보이지 않자 우연히 같은 카페로 들어와 전화기로 음성 사서함을 남기고, 뒤에 앉아있던 동현이 그 내용을 듣게된다.

쓸쓸히 카페를 빠져나가는 수현의 뒤를 동현이 달려가 붙잡으며 영화표를 건네는 장면으로 끝난다.

ⓒ데일리포스트 = 이미지 제공 / 영화 '접속'
ⓒ데일리포스트 = 이미지 제공 / 영화 '접속'

그 당시 너무나 새로운 소재에 열광했던 관객들은 잔잔하면서도 마음을 울렸던 영화로 '접속'을 기억 할 것이다.

영화속 대로라면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소통과 공감으로 더 깊고 진한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흔하고 쉽기 때문일까. 사람과의 관계도, 온라인 상에서도 가벼움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그로인해 상처받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생기기에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지 않으려면 순간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접속'의 순간이 아닌 마음의 '접속'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점점 더 비대면으로 향해가는 시대에서 우리의 이런 마음가짐은 더욱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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