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대통령·아웅산 수지 구금
현지 진출 기업들 혼란.."비상사태 예의 주시"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NHK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얀마 쿠데타 발발 하룻밤 지난 2일 군부는 국영 TV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며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미얀마군TV는 성명을 통해 "선거 부정에 대응해 구금 조치를 실행했다. 앞으로 1년간 군부가 미얀마를 장악할 것"이라며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권력이 이양됐다고 밝혔다.

◆ 쿠테타 일으킨 미얀마 군부 "1년간 비상사태 선언"  

지난해 11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한 총선을 부정하는 것이며, 이를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NLD는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무려 53년 만에 군부 독재의 종식을 알린 바 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1일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을 비롯해 여당 간부를 잇달아 구속하는 한편, 문민정부의 장·차관 24명 직을 박탈, 군사정부를 도울 국방·외무부 11개 부처 장관을 지명했다.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공항 및 정부 시설에 군과 경찰이 배치돼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 이후 이미 세계 지도자들과 국제기구는 발 빠르게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며 “미국은 공격을 받는 어느 곳에서나 민주주의를 옹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쿠데타에서 하룻밤이 지난 2일 일부 민간 방송국은 방송 중지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영TV는 군이 운영하는 방송국과 동일한 내용을 방송하고 있다. 군은 방송을 통해서도 작년 11월 선거의 부정을 강조하고 쿠테타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 미얀마 진출 각국 기업 비상..사태 추이에 촉각  

미얀마 정국 혼란이 길어지거나 쿠데타를 반대하고 있는 서방과의 갈등이 심화된다면 현지에 진출한 기업도 타격이 불가피한 전망이다. 현지 공략에 힘써 왔던 기업들 입장에서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군부가 완전히 집권에 성공할지 여부, 집권 후 현지 진출 외국 기업에 대한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따라 미얀마 사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왼)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wikipedia.org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상황은 없지만 국내 기업들은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놓고 미얀마 현지와 비상 연락을 하며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본사가 집중된 수도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지만, 아웅산수지 국가고문이 재구금된 수도 네피도 주변에선 벌써 약탈과 방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국내 기업은 직원 및 주재원의 재택근무에 돌입했고, 수도 양곤에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를 세우고 있는 GS건설은 현지 직원의 외부 활동을 금했다. 

2018년~2020년까지 3년간 국내 기업이 미얀마에 설립한 법인 및 지사는 총 107곳에 달하며 현지 투자금은 6억6800만달러(약 75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의류봉제 업종이 가장 많으며 현재 83개사로 파악되고 있다. 이 외에 대기업으로 효성, 포스코,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있다. 

미얀마에 진출한 금융사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는 지난해 9월 기준 총 21개사(은행 12개사·보험 1개사·여신전문금융사 8개사)다. 미얀마 중앙은행 공지 이후 1일 모든 은행 영업은 전면 중단됐고 2일부터 속속 영업이 재개됐지만 불안함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왼)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Al Jazeera 방송 유튜브 캡처

한편, 미국 기업들도 이번 사태로 미얀마에 세운 공장과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윌리엄 린시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히고 있어 미 기업들이 미얀마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2일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2011년 미얀마가 민주주의 국가를 선언한 후 진출이 활발하게 늘어 2020년 12월 기준 433개사에 달한다. 일본 기업들 역시 직원들의 자택 대기를 지시하는 한편, 귀국을 포함한 대응 상황 검토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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