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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치주질환 환자가 치과 진료를 받을 때 구강 내 혈액 검사 등을 함께 진행하면, 당뇨병 예비군과 제2형 당뇨병 진단에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번 연구는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 UCM) 치주 질환 연구 그룹인 ETEP가 스페인 치과 의학 연구네트워크인 SEPA의 위탁을 받아 진행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과 검사 결과, 8%의 환자가 미진단 당뇨병 또는 당뇨병 예비군이었음이 밝혀졌다.

만성질환인 제2형 당뇨병은 췌장이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충분히 생성하지 않거나 생성한 인슐린을 몸이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해 발병한다. 증상을 조절하지 않으면 공복 혈당이 7.0mmol/L 이상, 식후 2시간 혈당이 11.0mmol/L을 초과하는 고혈당 상태가 돼, 신경 및 혈관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8세 이상 성인의 8.5%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2016년 당뇨병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한 사람은 160만 명에 달하며, 고혈당으로 사망한 사람은 2012년 220만명에 달했다고 WHO는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국적 구강 건강 관리 기업인 썬스타가 스폰서가 되어 스페인 41개 치과에서 11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논문은 2020년 12월 1일 국제학술지 '임상치주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Periodont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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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프로젝트의 첫 성과의 하나로 치과가 제2형 당뇨병의 조기 발견에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중증 치주 질환을 앓는 환자는 제2형 당뇨병을 앓거나 향후 발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핀란드 당뇨병 위험점수(FINDRISC) 설문지와 치과 진료시 HbA1c 혈액 검사를 함께 실시했다. 3년에 걸친 연구결과, 환자가 직접 작성한 FINDRISC 사용만으로, 미진단 상태의 고혈당을 87% 정확도로 판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는 또 기본 치주질환 검진과 의자에 앉은 채 진행되는 HbA1c 검사(2~3개월간 평균 혈당치 측정)을 받았다. 그 결과, 진단 정확도 96%로 증가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과 치주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는 당뇨병 합병증이 조기에 발병 할 위험이 높아진다. 잇몸 질환은 염증성 질환으로, 전신의 염증이 악화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촉진되어 혈당 제어 기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 데이비드 헤레라(David Herrera) 교수는 "치주 질환과 당뇨병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치과는 대사질환인 당뇨병 조기 발견을 위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연구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헤레라 교수는 "정기적으로 주치의를 만나는 환자는 많지는 않지만, 정기적으로 치과에 다니는 사람은 인구 중 상당한 비율에 이른다. 따라서 전반적인 건강을 촉진하는 수단으로 치과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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