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하는 '라마' 체내 나노항체 분리 성공
현재 개발중인 나노항체 대비 최대 10배 효과
분무 형태로 투입 가능해 상용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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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낙타·알파카·라마 등 낙타과 포유류는 체내에서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나노항체(Nanobody)를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연구를 통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에 대항할 수 있는 나노항체가 라마 체내에서 생성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SARS-CoV-2는 엘벨로프(envelope)라는 스파이크 단백질로 불리는 끝이 크게 부풀어 오른 단백질 돌기가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2(ACE2) 수용체와 결합하여 인간 폐포 상피 세포로 들어가는 특성을 가진다. 이는 SARS-CoV-2가 인체 감염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과정이다. 

인체 면역 단백질인 항체는 SARS-CoV-2에 돌기처럼 돋아있는 스파이크에 달라붙어 바이러스를 제압하고 인체 감염을 차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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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립보건원(NIH) 뇌 영상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신경 과학자 데이비드 브로디 교수 연구팀은 라마 체내에서 생성된 나노항체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나노항체군에 ‘NIH-CoVnb-112’란 명칭을 붙였다. 브로디 교수는 “라마에서 추출한 NIH-CoVnb-112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인체 감염을 방지할 수 있다”며 “전 세계에서 현재 개발 중인 기존 나노항체와 비교해 중화 효과가 최대 10배 높았다”고 밝혔다. 

나노항체는 낙타과 포유류의 면역 체계가 자연 생성하는 특수한 항체로, 인체에서 생성되는 일반적인 항체의 약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라마의 나노항체는 액체 또는 에어로졸 상태에서도 동등하게 기능하며, 생물 배양 방식이기 때문에 저비용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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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SARS-CoV-2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하는 나노항체를 분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라마가 체내에서 생성하는 수백 가지의 나노항체를 SARS-CoV-2와 반응시켜, 이 가운데 항체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13종의 나노항체를 특정하는 데 성공한 것. 

브로디 교수에 따르면 연구팀은 SARS-CoV-2의 인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NIH-CoVnb-112가 유효한지 확인하기 위해 SARS-CoV-2를 모방한 무해한 유사 바이러스를 유전자 변이로 만들었다. 이 유사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 수용체를 가진 세포에 결합하는 것을 확인하고 NIH-CoVnb-112과 유사 바이러스의 반응을 조사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NIH-CoVnb-112이 유사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바이러스가 세포에 감염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천식 환자 치료 등에 사용되는 분무 형태의 흡입기를 통해 흡입해도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나노항체의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대부분의 항체와 달리 인체에 직접 분무해도 폐와 기도에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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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은 아직 초기 단계로 NIH-CoVnb-112가 SARS-CoV-2에 대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NIH-CoVnb-112의 특허를 신청한 연구팀은 "NIH의 지원 하에서 나노항체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19 예방 치료제가 될 수 있을지 검증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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