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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자사 미국 직원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거나 감염 증상을 보인 사람이 1만 9816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회사의 물류 시설과 산하 식품 체인인 '홀푸드 마켓' 데이터를 집계한 것으로, 올해 3월 1일~9 월 19일 사이 누적 집계치다. 감염률은 전체 직원의 약 1.44%다.  

코로나19 여파로 아마존 주가는 1년 만에 64% 급등했다. 포브스가 9월 공개한 '포브스400 갑부 리스트'에 따르면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조스의 자산은 1790억달러(약 207조)에 이른다. 

베조스가 코로나19 여파로 급증한 온라인 수요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동안 직원들의 불만은 점차 커지고 있다.   

◆ 아마존, 미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 '2만 명' 초읽기 

아마존은 “코로나19 감염 확대가 두드러지기 시작한 올해 3월부터 검사 체제를 강화해 왔다”며 “수십 명의 위생검사 담당자를 고용하고 전담팀을 꾸려 안전 대책에 힘써 왔다”고 밝혔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exels

이어 지난 6개월 동안 미국 전체의 감염률을 적용하면, 확진 직원이 3만3952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적극적 방역 조치로 예상보다 확진자수를 42% 낮출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그간 열 감지 카메라를 도입하는 등 체온 측정과 시설 내 소독 빈도를 높이고 마스크를 지급했다. 6월에는 물리적 거리 확보를 위한 AI 카메라 시스템과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고, 7월에는 물류시설 및 매장 직원들에게 총 5억 달러 이상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했다.

현재 하루 수천 건의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11월까지 650개 시설에서 하루 평균 5만건의 검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분기 순익 40억달러를 코로나 대응에 사용하고, 올 한해 전체 진단검사에만 10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아마존은 밝혔다. 

◆ 방역조치 우려 속 직원수는 급증 

그러나 아마존의 감염증 대응은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왔다. 아마존이 이번에 코로나19 확진자수를 공개한 배경 역시 노동단체와 정치계, 규제당국이 지속적으로 정보공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감염 대책 미흡을 이유로 아마존 물류 시설 일부 노동자들은 시위를 벌였다. 지난 3월과 4월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파업이 발생, ▲직장 환경의 투명성 부족 ▲안전 대책 미흡 ▲위험성 대비 저임금 등을 호소하며 시설의 일시적 폐쇄를 요구하는 항의 시위가 있었다.  

이탈리아에선 지난 3월, 당시 감염 중심지였던 밀라노 근교 물류창고 노동자들이 출근을 거부했다.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높은데도 배송을 지시하자 거부에 나선 것이다. 아마존이 창고 소독을 위한 잠시의 폐쇄까지 거부하면서 이탈리아 전역으로 파업은 번졌다. 

지난 5월 아마존에 보낸 코로나19 관련 정보공개 질의서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매사추세츠 주정부

또한 이번 정보 공개 전 감염을 우려한 물류센터 직원들은 미국내 시설에서 확진자가 공개될 때마다 개별 정보를 취합해 서로 공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아마존은 급속하게 직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북미 물류시설과 운송 네트워크, 식품 슈퍼체인 등에 총 17만 5000명을 임시 고용했다. 5월 말에는 임시 고용한 계약직 직원의 약 70%에 해당하는 12만 50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의 전세계 직원수는 6월말 기준 87만 6800명에 달한다. 

아마존은 북미 물류 거점에 10만 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으로, 상근 직원은 곧 1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 아마존 노동자, 베조스 집 앞 시위

아마존은 올해 3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인력난에 대응하기 위해 시간당 2달러의 위험수당 지급 방침을 밝혔지만 6월 초 수당제를 폐지했다. 이어 코로나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한 무급 휴가 제도도 불과 한 달만인 4월에 없앴다.

5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따르면 아마존의 전·현직 노동자들은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제프 베조스 CEO의 집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TMZ.com 유튜브 캡처 

아마존 물류 직원 및 해고 노동자 100여명은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에 위치한 베조스 자택 앞에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베조스의 탐욕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며 ▲시간당 최저임금 30달러 보장 ▲코로나 위험 수당 인상 ▲코로나 사태로 해고된 직원의 복직 등을 요구했다.

필수노동자협회 창립자이자 아마존 해고 노동자인 크리스 스몰스는 "코로나 사태 이후 급등한 주가로 베조스 CEO가 수백억달러의 재산을 불렸다"면서 "반면 소기업들은 아마존으로 인해 문을 닫고 많은 사람의 삶도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13∼14일 열릴 예정인 아마존의 초대형 할인행사 '프라임 데이'에 대한 소비자 보이콧을 촉구하기도 했다. 프라임데이는 블랙프라이데이에 앞서 프라임회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아마존 최대 연례 할인행사다.  

한편, 3월 이후 미국 도처에 위치한 베조스의 호화 저택들은 종종 시위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뉴욕 맨해튼 맨션, 9월에는 워싱턴 저택 앞에서 시위가 벌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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