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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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기존 연구를 통해 "결혼 생활이 오래될수록 다투는 횟수가 줄고 심한 말싸움도 거의 없어진다"거나 "부유할수록 건강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성공적인 결혼과 경제적 여유를 누리는 사람은 오랫동안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16년간 약 1만 4000명에 달하는 호주 사람들의 삶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결혼과 돈으로 인한 행복은 그리 오래 유지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 연구팀은 인생의 다양한 사건과 행복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호주에 거주하는 7682가구, 총 1만 3969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사회조사프로젝트 'Household, Income and Labour Dynamics in Australia Survey (HILDA Survey)'를 진행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HILDA Survey

이를 통해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 분석 결과가 아래 그래프다. 그래프는 왼쪽부터 ▲결혼 ▲출산 ▲(복권 당첨 및 유산 상속 등) 돌발적인 재산 증식 후의 행복도(빨간색)와 삶의 만족도(파란색)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나타낸다. 

세로축은 그래프의 상승과 하락을, 가로축은 이러한 인생의 사건 발생 24개월 전~48개월 후(6년)의 시간을 나타낸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HILDA Survey

그래프를 보면 결혼(왼쪽)의 행복도 및 만족도는 결혼 3개월 후를 정점으로 급상승하지만, 36 개월 후(3년 후)에는 결혼 2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다.  재산 증식(오른쪽)은 결혼보다 상승과 하락 폭은 완만하지만 결혼과 마찬가지로 2~3년 후에는 행복도 및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출산(가운데)은 행복도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반면 만족도는 크게 증가하는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아래 세 항목은 왼쪽부터 ▲은퇴 ▲임신 ▲승진 순이다. 은퇴(왼쪽)는 정년퇴직 후 1년간은 행복도 및 만족도가 높아지지만, 그 후에 크게 흔들린 후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되는 모습을 모인다.

임신(가운데)은 앞서 확인한 출산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임신과 출산이 행복도를 크게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연구팀은 육아에 따른 수면 부족을 꼽았다. 또한 승진(오른쪽)은 행복도 및 만족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HILDA Survey

아래 세 항목은 왼쪽부터 ▲취업 ▲이사 ▲재혼이다. 취업(왼쪽)과 이사(가운데)도 승진과 마찬가지로 행복도 및 만족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또한 재혼(오른쪽)은 결혼과는 반대로 재혼 직후 행복도 및 만족도가 크게 하락하지만, 재혼 2년 후에는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HILDA Survey

연구팀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사건에 대한 분석도 실시했다. 다음은 왼쪽부터 ▲가족과의 사별 ▲배우자와의 이혼 또는 장기간 별거 ▲파산 등으로 인한 돌발적 재산 감소를 나타낸다. 모두 해당 사건이 일어난 후 1년간 크게 행복도 및 만족도가 하락했지만 그 후 2년~3년에 걸쳐 서서히 회복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HILDA Survey

연구 결과, 결혼과 재산증식과 같은 긍정적인 사건의 영향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좋은 일이 생겨도 대부분의 사람은 원래의 행복 수준으로 돌아간다. 반대로 배우자와의 헤어짐이나 가족과의 사별과 같은 매우 불행한 일도 2~3년이면 회복된다.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닌, 불행한 일을 겪더라도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큰 사건으로 인해 변화한 행복도 및 만족도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을 심리학 용어로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라고 한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고 긍정적인 인생 이벤트에 집착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좋은 일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나쁜 일로 타격을 입어도 스스로 극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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