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달걀 18개 도둑과 같은 형량"..."미국에선 징역 15년"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BBC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영국 BBC

[데일리포스트=손지애 기자] "손(정우)씨의 미국 인도가 성범죄 억제에 도움을 줄 거라고 기대했던 한국의 아동 포르노 반대 단체들에 커다란 실망감을 줬다." (미국 뉴욕타임스)

"한국의 활동가들은 손씨가 한국에서보다 더 가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미국으로 인도할 것을 법원에 촉구해왔다." (영국 BBC)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에 대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거부한 법원 결정에 대해 외신들은 이같이 비난했다. 

손씨는 2015년 6월부터 2018년 3월 구속기소되기 전까지 특수 브라우저를 이용해야 접속이 가능한 다크웹(Dark Web)에서 W2V를 운영하며 아동 및 청소년 성 착취물 등 22만여건을 유포했다. 1심에서 징역 2년 및 집행유예 3년을, 2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손씨는 지난 4월 27일 만기 출소를 앞두고 있었으나, 미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그의 강제인도를 요구해 출소가 미뤄져왔다. 6일 법원의 인도 불허 결정으로 그는 곧바로 석방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로라 비커 BBC특파원 트위터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로라 비커 BBC특파원 트위터

재판부는 인도 불허 사유에 대해 "국경을 넘어서 이뤄진 성범죄를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성과 아동 성 착취 범죄, 국제적 자금세탁 척결할 필요성에 비춰볼 때 손씨를 송환하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로라 비커 BBC 서울특파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검사들은 배가 고파서 달걀 18개를 훔친 남성에게 18개월 형을 요구한다. 이것은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와 똑같은 형량"이라고 지적했다.

BBC 방송은 손씨의 성 착취물 유포 활동을 자세히 전하며 "영상 속에서 성폭행을 당하는 아동들 가운데 6개월된 갓난 아기도 포함됐다"며 "미국 당국은 이 사이트 운영과 연루된 3백명 이상의 사람들을 한국을 포함해 영국,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스페인, 브라질, 호주 등에서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뉴욕타임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는 "W2V를 통해 아동 포르노를 다운받은 일부 미국인들이 징역 5년에서 최대 15년까지 중형을 선고받았다"며 손씨가 받은 솜방망이 처벌과 비교했다.  

신문은 "미 법무부는 손씨를 강제 송환해 돈세탁 등 혐의로 미국에서 더 엄격한 처벌을 받기를 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n번방' 사건을 언급하며 "몇달 동안 한국에서 미성년자 포르노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며 국회가 아동 포르노 소지자와 시청자에게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처벌 강화 법안을 통과시킨 사실도 소개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