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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중증 및 사망으로 이어지는 위험요소로 고령자·만성질환·흡연을 꼽고 있다. 혈당치를 억제하는 인슐린이 충분하지 않아 고혈당 상태가 발생하는 당뇨병 역시 코로나19 중증화의 요인 가운데 하나다. 

각국의 저명한 학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건강한 사람이 당뇨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미국, 오세아니아, 아시아, 아프리카의 17명의 해외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진은 6월 12일 의학 분야 저널인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한 성명에서 "코로나19와 당뇨병 간의 양방향적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뇨병이 코로나19 중증화 위험을 높이는 한편, 코로나19 환자가 혈당을 조절하는 능력을 상실해 인슐린 투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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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주로 2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제1형 당뇨병은 체내 인슐린 공장 역할을 하는 β세포가 공격당해 혈당을 관리할 호르몬이 부족해져 발생한다.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제2형 당뇨병은 생활습관으로 발생하며, 지방이 축적돼 인슐린이 분비되는 과정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 가운데 제1형 당뇨병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만성적인 면역 반응이 일어나 인슐린을 분비하는 β세포가 파괴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제1형 당뇨병은 일부 바이러스 감염뿐 아니라 계절성 발병 사실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2003년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병원체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감염 환자의 급성 당뇨병 발병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2009년 연구에서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감염에 의해 당뇨병이 발병한 환자 대부분은 3년 이내에 당뇨병 증상이 개선되었지만 10%는 이후에도 당뇨병이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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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 같은 방법으로 세포에 침입한다. 모든 바이러스는 표면에 존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돌기가 인간의 폐와 신장, 췌장 등 세포에 풍부한 ‘ACE2(안지오텐신전환효소)’ 수용체와 결합해 감염된다. 이때 바이러스가 췌장에 진입하면 염증을 일으켜 정상적인 세포 기능이 파괴돼,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능력이 상실되므로 당뇨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미 중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인슐린 부족으로 당뇨병성 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 발병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당뇨병 발병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관련성에 대해 단언하기는 어렵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발병하는 당뇨병이 제1형인지 재2형인지, 아니면 새로운 유형의 당뇨병인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연구팀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당뇨병 발병에 대해 보다 많은 데이터 수집 등 후속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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