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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구글이 석유 및 가스 산업의 화석 연료 시추 효율화를 위해 제공해온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의 결정은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3대 글로벌 IT업체가 AI와 컴퓨팅 기술을 바탕으로 석유회사가 미국과 전 세계 석유 및 가스 매장을 찾고 접근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문서를 공개한 직후 이루어졌다. 

구글은 사내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AI 기반으로 자사 데이터센터의 냉각 시스템을 40% 효율화하고, 영국 전력비용을 10% 인하하는 등 적극적으로 환경보호 활동에 앞장서 왔다.  

그린피스의 조사에 따르면 구글은 지금까지 미국 주요 석유회사인 쉐브론, 프랑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유전탐사 기업 슐룸버거(Schlumberger), 석유플랫폼 유지관리 자동화 업체인 코그나이트(Cognite) 및 에이커BP 등과 대규모 계약을 맺고, 채굴 확대를 위한 기술 지원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구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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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는 보고서에서 "석유·가스회사가 구글의 기술을 사용해 보다 많은 유전을 찾아 시추함으로써 발생하는 추가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구글의 기후 변화를 위한 대응 노력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구글 대변인은 "석유 및 가스 업계의 화석연료 시추를 지원하는 AI/ML 알고리즘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린피스 측은 구글이 빠르게 인정하고 한 발 물러선 것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그린피스 USA의 선임 기업캠페인 담당자인 엘리자베스 자르딤은 "구글은 석유 및 가스 회사와의 계약이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앞으로 석유와 가스 채굴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표명한 것은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구글 측은 남아있는 계약일정은 이행할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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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보고서에는 구글 외에도 “MS가 석유 생산의 전 단계에서 가장 많은 계약을 주도하고 있으며, 아마존 역시 여러 업체들과 셰일 추출 속도를 높이기 위한 계약을 맺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IT 전문지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는 "구글, 아마존, MS가 석유·가스 산업의 생살여탈을 쥐고 있지는 않다. 클라우드 컴퓨팅 공급자는 얼마든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의 이번 의사표명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요 IT업체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힘을 합쳐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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