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제로금리’…韓 0%대 금리 시대 개막

데일리포스트=한국은행 0%대 금리인하 결정
데일리포스트=한국은행 0%대 금리인하 결정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실물경제에 대한 파급 영향을 줄이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의 충격은 세계 경제를 흔들만큼 강력했다. WHO(세계보건기구)의 펙대믹(대유행) 선언과 함께 주요 국가의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금리인하에 대한 한국은행은 신중론을 펼쳐왔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신중론에 군불을 지핀 것은 미국의 지난 15일(현지시간) 결정된 ‘제로금리’ 결정에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 인사 카드까지 꺼내며 강력한 금리인하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결국 연준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조치로 또 다시 제로(0) 금리인하를 결정했다. 여기에 경제 불황에 따른 자금 부족현상을 감안해 최소 7000억 달러(한화 859조원)을 시장에 풀기로 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커뮤니티를 훼손하고 미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의 경제적 활동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면서 제로금리 조치에 대한 취지를 밝혔다.

미 연준의 사실상 제로금리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그동안 금리인하 결정에 신중론을 유지했던 한국은행 역시 곧바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16일 오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5%p 인하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기존 연 1.25%에서 0.5%p 하락한 연 0.75%로 사상 첫 0%대 금리 시대를 개막했다.

신중론을 펼쳤던 한국은행이 이처럼 금리를 0%대로 낮춘 것은 지난 2001년 9.11테러와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일으켰던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세 번째 조치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금리를 0%대로 낮춘 것과 관련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색된 국내 경제 전반에 최저 수준의 금리를 앞세워 자금을 풀겠다는 취지는 반갑지만 오랜 불황에 따른 자금 회수가 녹록치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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