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박해도 견뎌온 한국 천주교 사상 첫 미사 중단

데일리포스트=여의도 순복음교회 주말 예배 취소
데일리포스트=여의도 순복음교회 주말 예배 취소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지난 24일 전 교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미사 중단을 요청하는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내달 6일까지 인천 교구 소속 본당 미사가 중단됩니다.” (인천 교구 관계자)

지난달 19일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40일이 지난 현재(2월 29일 기준)누적 확진자가 3150명, 그리고 사망자는 17명으로 당초 예상과 달리 감염증의 기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불과 2주 전만 하더라도 30명 수준의 확진자가 종교집단 신천지 신자(31번 확진자)의 발병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당초 ‘안전국가’에서 ‘위험 국가’로 지목됐다.

진정국면의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일로 양상을 보이자 정부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지난 23일 코로나19 대응 체계를 기존 ‘경계’ 단계에서 ‘심각’ 수준으로 격상하고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정부는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대중이 몰리는 집회와 종교 행사 중단과 기업의 업무 최소화 운영 방침 등을 권고했다.

실제로 국내 대다수 기업들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증 안정 시까지 본사 폐쇄와 함께 전 직원은 출근 없이 재택으로 근무를 전환했으며 언론사 역시 현장 취재 외에 본사 출근이 아닌 재택으로 근무토록 했다.

특히 사람들이 몰리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주요 종교 단체 역시 밀폐된 공간에서의 종교 활동을 자제토록 권고했으며 정치 단체의 외부 활동 역시 자제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 개신교는 물론 천주교와 불교 단체가 정부의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주말 미사 중단 등 정부의 방침에 동참했다.

데일리포스트=인천 천주교 답동성당
데일리포스트=인천 천주교 답동성당

당초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여의도 순복음교회 등 대형 개신교회들이 주말 예배를 감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았다. 결국 여의도 순복음교회 등은 주말을 하루 앞두고 온라인 예배로 선회했다. 물론 각 교회 홈페이지에 온라인 예배 공지와 함께 온라인 헌금 배너 팝업도 잊지 않고 말이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홈페이지 배너 팝업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에 따른 온라인 예배 공지’와 함께 온라인 헌금 안내 설명에 대해 “성도님의 헌금은 코로나19 의료지원금과 방송 선교에 소중히 쓰여진다.”면서 여의도순복음교회 계좌의 각 은행별 계좌번호를 공지했다.

한편 이보다 앞서 지난 24일부터 정부의 방침에 따라 오프라인 종교 모임을 중단한 조계종 등 불교 단체와 한국 천주교 역시 신자들에게 폐쇄에 다른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1784년 이승훈(베드로)이 우리나라 최초의 세례를 받고 시작된 한국 천주교회는 1801년 신유박해를 비롯해 1839년 기해박해, 1846년 병오박해, 그리고 1866년 병인박해 등 4대 박해를 당하면서도 멈추지 않았던 미사를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주말 미사를 중단했다.

한국 천주교는 지난 24일 전국 대교구를 대상으로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오프라인 미사 중단 지침을 통해 내달 6일까지 주말 미사와 행사 등을 중단키로 했다.

인천 교구 관계자는 “인천 교구 소속 본당 128곳의 미사가 중단됐다.”며 “각 교구마다 지침은 다르겠지만 인천 교구는 공동체 미사와 행사모임 등이 내달 6일까지 중단되며 주일미사는 가톨릭 평화방송 매일 미사를 통해 묵주기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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